[조환묵의 3분 코치] 일관성을 파괴하지 마라
[조환묵의 3분 코치] 일관성을 파괴하지 마라
  • 조환묵 작가
  • 승인 2022.03.0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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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 2년차인 A후보자는 첫 직장으로 외식 프랜차이즈회사에 입사하여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가맹사업이 활발하여 회사가 급성장했으나 낮은 연봉이 늘 불만이었습니다. 대리를 달자마자 연봉을 더 받을 수 있는 중견 식품회사로 이직하여 신규 브랜드 매니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신규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면서 자리마저 위태로워졌습니다. 떠밀려나듯 그만 둘 수 밖에 없는 급한 상황에 금융회사의 영업마케팅 담당자로 이직했으나 서비스분야가 워낙 이질적이어서 쉽게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마케팅 업무는 자신 있게 해낼 수 있다면서 또다시 이직을 희망했습니다.”

추천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A후보자의 이력서를 제출한 채용회사마다 서류 전형에서 연거푸 탈락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몸 담았던 세 군데 회사가 너무 다른 분야라서 업종의 일관성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불합격 사유였습니다. 

사실 A후보자는 이직할 때 채용회사를 선정하는 첫 번째 기준이 연봉 수준이었습니다. 경력의 일관성을 무시하고 연봉이 제일 높은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마케팅 관련 직무 경력은 나름대로 유지하여 직무의 전문성은 확보했지만, 업종의 전문성 관리에는 실패한 사례입니다. 

헤드헌터가 강조하는 직장인 이직 시 유의사항 네 번째는 ‘일관성을 파괴하지 마라’입니다. 경력사원을 채용하는 가장 큰 목적은 입사하자마자 바로 현업에 투입되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업종과 직무가 관련이 없거나 유사성이 적다면 당연히 경력 적합도 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것입니다. 

“40대 초반의 B 후보자는 중견 부품 수입회사에서 수입업무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영업이 더 적성에 맞는 것 같아 다른 원료 수입회사로 옮겨 국내영업을 담당했지만 사업이 부진한 결과, 중소 무역회사로 다시 이직하여 경영관리를 맡았습니다. 그러다 개인 창업에 뜻이 있어 해외 브랜드의 국내 총판대리점 계약을 했으나 자금 사정 악화로 재취업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B 후보자는 업종뿐 아니라 직무의 전문성도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회사 규모도 처음에는 중견기업에서 나중에는 중소기업으로 작아졌습니다. 경력이 향상된 것이 아니라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더욱이 개인회사를 창업한 점은 재취업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자기 사업을 했던 사람이 다시 월급쟁이 생활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직장인으로 복귀하기에는 긴 공백기가 생긴 것입니다. 

“40대 중반의 차장급인 C 후보자는 대기업에서 이직 한 번 없이 줄곧 다양한 업무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영업을 하였고, 대리를 달면서 구매업무를 하다가 과장 승진과 함께 지방 공장으로 내려가 경영지원업무를 맡았습니다. 성실성과 책임감을 인정 받아 사장 직속 본사 경영진단팀으로 올라와 차장까지 승진했습니다. 하지만 경영진이 바뀌면서 감사 업무를 너무 오래 한 나머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어 버렸습니다. 자의 반 타의 반 명예퇴직을 한 후 구직 활동을 하고 있으나 직무의 전문성이 부족해 번번히 구직에 실패하고 있습니다.”

C 후보자는 자신의 업무에 최선을 다했고 능력도 인정 받았으나 본인의 경력 관리를 등한시하여 직무의 일관성과 전문성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가장 최근 경력인 경영진단 업무는 재무회계 출신이 아니어서 불리합니다. 영업, 구매, 경영지원, 경영진단으로 나눠 쓴 핵심역량은 서류 심사에서 합격하기 어렵습니다. 공백기간이 길어져 해가 바뀌고 구직 가능성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대기업에 재직 중인 후보자들의 이력서를 검토하다 보면 두 가지 부류로 나뉩니다. 하나는 일관성 있게 직무를 개발한 경우, 다른 하나는 일관성 없이 타 부서로 전전하는 경우입니다. 전자는 해당 직무의 전문가로 성장하여 다른 회사에 좋은 조건으로 스카우트되지만, 후자는 위의 C 후보자 사례처럼 이직이 쉽지 않습니다. 

직장인은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춰야 합니다. 스페셜리스트가 된 다음에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것이 직장인 경력관리의 정석입니다. 이것저것 다 할 줄 아는 만능맨이 되지 말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하지만 직장인이 업종과 직무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한 직장에서 정년 퇴직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이직을 한다면 일관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만일 업종과 직무의 일관성을 둘 다 확보할 수 없다면 업종을 포기하더라도 직무의 전문성을 살리는 편이 유리할 것입니다. 물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시길 바랍니다.

■ 작가 소개

조환묵

(주)투비파트너즈 대표이사 & 헤드헌터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IT 벤처기업 창업, 외식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경력을 거쳐 헤드헌팅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헤드헌터로 일하면서 터득한 직장인의 경력관리와
이직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저서로는 『당신만 몰랐던 식당 성공의 비밀』과 『직장인 3분 지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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