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사벽’ 미국, 비결은 지리의 힘
‘넘사벽’ 미국, 비결은 지리의 힘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2.03.1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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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별명은 ‘천조국(千兆國)’이다. 1000조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국방비에 써서 생긴 별명이다. 이 많은 국방비를 자국을 지키는 데에만 사용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미국은 세계 곳곳에 자국의 군대를 주둔시켜 그 나라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래서 어느 나라나 미국의 영향을 받지 않는 나라가 없는데, 이러한 의미에서 천조국이라는 별명은 ‘돈을 많이 써서’가 아니라 ‘하늘의 왕조(天朝)처럼 막강하다’는 뜻에서 사용되기도 한다.

사실 돌이켜보면 미국은 세계 제일의 패권국이 된지 얼마 되지 않은 나라다. 미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한 것은 1‧2차 세계대전을 겪고 나서다. 역사상 로마나 중국의 여러 왕조들이 패권을 유지했던 기간에 비하면 미국이 대세를 이뤘던 기간은 비교적 짧다. 그렇다면 현재 미국의 위세는 잠깐에 불과한 것일까. 여기에 학자들은 미국의 국력은 식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바로 미국의 타고난 지리적 이점 때문이다.

일단, 미국이 어디 있는지부터 상기해보자. 미국이 있는 아메리카 대륙은 대서양과 태평양 한 가운데에 있다. 태평양을 지나면 동아시아와 호주, 인도까지 갈 수 있고, 대서양을 건너면 유럽과 아프리카를 만날 수 있다 위치다. 또한 두 대양을 사이에 놓고 있어서 유라시아 대륙에서 전쟁이 발생했을 때 본토에 대한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점으로 꼽힌다.

아메리카 대륙의 환경이 이렇다면 다른 북중미 국가인 캐나다와 멕시코도 쉽게 발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캐나다는 지나치게 춥고, 멕시코는 황량하다. 반면, 북위 24도에서 48도 사이에 있는 미국은 기후 조건도 좋아서 인간이 살기에 매우 적합한 환경이다. 책 『지리는 어떻게 세상을 움직이는가』의 저자 옥성일은 “비교적 온화한 기후에 토양도 비옥하고, 강 주변으로 온대기후의 목초지와 농지가 넓게 분포해 자연스럽게 인구가 늘고 도시가 발달했다”고 말한다.

미국의 내부를 살펴봐도 미국은 좋은 땅이다. 특히 북미 대륙의 중앙부로 흘러 동서 방향의 지류를 갖고 있는 미시시피 강은 미국 문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 강은 여러 지역으로 뻗어 나가 따로 운하를 건설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교통과 운송을 용이하게 한다. 저자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수로 운송을 하다보니 초창기부터 자본이 쉽게 모여들었다”고 설명한다. 또한 미국에는 철강, 석유, 석탄 등 천연 자원이 다수 매장돼 있어 자체적으로 자원을 운용할 수 있다. 독일이나 일본 등의 국가가 역량을 한 곳으로 끌어 모아 국가 주도로 경제를 이끌었다면, 미국은 천부적인 조건 덕분에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권장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

과연 미국은 앞으로도 자신의 패권을 유지할 수 있을까. 책 『지리의 힘』을 쓴 팀 마셜은 “근 30년 동안 미국의 쇠락이 임박했거나 진행 중이라는 예측이 유행해 왔다”며 “그러나 과거에도 그랬듯 현재에도 이 예측은 빗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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