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 마지막으로 맛보고 싶은 인생의 한 순간이 있나요?’
‘죽기 전 마지막으로 맛보고 싶은 인생의 한 순간이 있나요?’
  • 김예린 대학생 기자
  • 승인 2022.01.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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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라이온의 간식』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호스피스 ‘라이온의 집’에 머물며 인생의 한 순간을 다시 맛보는 이야기다.

주인공 시즈쿠는 서른 세 살의 미혼 여성으로 의사로부터 암4기 판정을 받은 시한부 환자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 시즈쿠는 연명치료 대신 바다가 보이는 호스피스 ‘라이온의 집’으로 간다. 세토우치 바다가 보이는 레몬 섬. 배를 타고 섬에 도착하자 두 갈래로 땋아 내린 머리의 새하얀 앞치마를 입은 집사 ‘마돈나’가 시즈쿠를 맞이한다.

‘라이온의 집’은 병원이 아니다.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유일한 규칙으로 이곳에선 365일, 매일 아침 다른 죽으로 손님을 맞이한다. 식사도 혼자 하기를 원한다면 본인 방에서, 누군가와 함께 먹고 싶다면 식당에서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음악테라피, 아로마테라피, 야간 세데이션 등 다양한 케어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단연코 이곳의 매력은 간식시간에 있다.

매주 일요일 오후 세시. 생의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먹고 싶은 ‘추억의 간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게스트들은 각자 원하는 간식을 주문편지에 적는다. 이때 어떤 맛인지, 어떤 모양인지, 어떤 상황에서 먹게 된 것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적으면 이를 그대로 재현해준다. 이 주문편지는 뽑기를 통해 진행되며 간식시간이 되면 게스트들 앞에서 ‘마돈나’가 편지를 낭독하며 간식을 선보인다.

프랑스 여행 중 만난 여성과의 달콤한 추억이 깃든 간식 ‘카놀레’, 어린 나이에 치료로 인해 아무것도 먹지 못했을 때 제일 먹고 싶었던 간식 ‘애플파이’, 이혼한 아내가 병문안 오며 갖고 왔던 간식 ‘건포도 샌드’ 등. 여러 게스트들의 사연이 담긴 간식을 함께 나누며 인생의 소중한 순간을 떠올린다.

‘라이온의 집’에 온 뒤로 점차 긍정적으로 변한 시즈쿠는 자신에게 집중하고 마음가는대로 행동하면서 조금씩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이곳에서 다음날 무슨 음식이 나올지, 다음 간식시간에는 누구의 간식이 나올지를 기대하며 새로운 내일을 맞이한다.

책을 읽다보면 동화 같은 이야기에 실제로 ‘라이온의 집’이 있다면 그곳에서 인생의 마지막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 책은 시즈쿠의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몰입감 있게 읽히는데 마음을 따뜻하게 녹이고 싶을 때 읽어보길 권한다.

[독서신문 김예린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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