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좀 못 마셔도 위스키는 좋아할 수 있잖아요
술 좀 못 마셔도 위스키는 좋아할 수 있잖아요
  • 장다연 대학생 기자
  • 승인 2022.01.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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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취향의 시대’다. 코로나 이후,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젊은 세대는 혼자 향유할 수 있는 취향의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특히 요즘은 회식이 줄면서 혼술과 홈술을 즐기게 되며 와인과 위스키 수입액이 증가하고 있다. 중년층이 즐기던 술로 각인된 과거와 달리 요즘은 음료를 섞어서 마실 수 있는 홈텐딩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서 ‘하이볼’ 해시태그 게시물이 40만건 이상이 넘었다는 이야기를 미루어 봤을 때도 MZ세대에게 위스키란 더이상 중년층이 향유하는 주류가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대형마트에 가더라도 위스키 코너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함께 섞어 마시면 좋을 레몬즙이나 음료를 배치하기도, 할인 행사도 자주 진행 중이다. 본격적으로 위스키에 입문하고 싶어하는 이들도 증가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클래스는 물론 위스키 입문 책도 인기다.

책 『위스키 마스터 클래스』에 따르면, 위스키는 발효된 곡물로 만든 술을 증류하고 나무통에 넣어 숙성한 것이다. 비싼 술일수록 애호가 즉 매니아층이 두터운 편인데, 위스키 애호가들은 자신이 마시는 술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알고 싶어 한다. 지금 자신이 마시고 있는 이 위스키가 어디에서 만들어지는지 궁금해하고, 직접 보기 위해 만드는 곳에 찾아가기도 한다. 어떤 곡물을 사용하는지, 곡물이 어디에서 왔고, 몇 대 몇의 비율로 들어가는지 알고 싶어 한다. 이 뿐만 아니라, 무슨 효모를 사용하고, 매시(곡물, 물, 효모를 섞은 위스키의 재료)는 어떻게 만들었는지, 어떤 종류의 발효 용기를 사용하는지도 궁금해한다. 작업장에 찾아가 오크통을 보고 싶어하고, 숙성창고에 들어가서는 창고가 어디에 어떻게 생겼는지도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위스키는 곡물이나 물과 같은 천연재료이자 발효와 증류 같은 공정, 수년에 걸쳐 일어나는 참나무와 알코올의 화학작용과 물리작용, 그리고 인간의 의사결정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여느 술보다 위스키는 더 많은 정성을 쏟아 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위스키의 풍미는 어느 한 곳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전체가 다 어우러져야 하기에 까다롭다. 위스키를 만들 때 중요하지 않거나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재료나 공정은 없다. 배럴의 종류와 그 안에서 보낸 시간, 발효 온도와 증류기의 모양, 배럴을 만든 참나무가 자란 장소, 곡물을 수확한 날의 기온 그리고 날씨에 이르기까지 위스키는 나비효과의 증거다. 그래서 위스키는 아름다운 술이다. 위스키라는 주류를 통해 생산 지역의 문화와 사회 모습,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떤 취향과 취미를 가졌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술 애호가들에게 있어서 위스키는 희노애락을 함께 겪는 친구 같은 존재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매체에서도 ‘음주’ 장면은 빼놓을 수 없다. 기쁜 일이 있으면 기쁜 대로 술을 마시는 장면이 나오고, 울적한 일이 있으면 술을 마시며 위로하기도 한다. 감정의 MSG를 첨가해주기 위해 술을 마시는 셈이다.

날이 많이 쌀쌀해졌다. 추운 지역일수록 몸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위스키로 겨울을 보냈다고 한다. 끝과 시작점에 놓인 시기, 위스키라는 친구를 사겨보는 건 어떨까.

[독서신문 장다연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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