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에 입문하고 싶다면?
위스키에 입문하고 싶다면?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2.01.22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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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공녀> 스틸컷

영화 <소공녀>의 주인공 미소는 위스키와 담배를 포기하지 못해 월세방을 처분한 뒤 친구들의 집을 전전한다. 월세방 대신 위스키와 담배를 선택한 것이다.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영화적 설정이지만, 오늘처럼 개인의 취향이 존중받는 시대에 미소의 선택을 판타지로 치부하면서 무조건적으로 비난하긴 어렵다. 영화의 가장 처연하면서도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는 갈 곳이 없는 미소가 분위기 좋은 바에서 위스키를 마시는 순간이다. 그는 위스키를 참 맛있게 먹는다. 근데 저 위스키, 도대체 어떤 맛일까.

미소가 좋아했던 위스키는 글렌리벳. 글렌리벳은 ‘위스키의 젖줄’ 스페이강 유역에 위치한 증류소 안에 있는 조시(Josie) 우물의 풍부한 광천수로 만들어진다고 알려진다. 영화가 흥행을 하자 글렌리벳뿐만 아니라 위스키 자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책 『위스키 안내서』는 그 관심을 충족시켜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성욱은 초보 드링커를 위한 위스키의 이모저모를 담고 있다.

위스키는 도수가 높아 ‘어른의 술, 남성의 술’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미소가 즐긴 것처럼 다양한 감각으로 MZ세대 취향까지도 저격하고 있다. 위스키에는 그만의 깊고 그윽한 맛과 향이 있다. 그리고 위스키를 담아내는 위스키병에도 독특한 멋이 존재한다. 이 책은 위스키와 관련한 이모저모를 그림과 이야기로 잘 버무린 농익은 위스키 한 병 같은 매력적인 가이드북이다.

우선 위스키의 어원부터 살펴보자. 위스키의 어원은 게일어인 ‘위스게 베하(UIsge Beatha)’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생명의 물’이라는 뜻이다. 김성욱은 “‘생명의 물’은 초기에 증류주를 불렀던 명칭”이라며 “(과거에) 해열이나 강장, 소화 등을 위한 약으로 증류주가 사용됐던 것을 생각하면 ‘생명의 물’이라고 불리던 것이 알맞아 보인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한국에는 위스키가 언제 처음 수입됐을까? 위스키는 19세기 말, 일본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김성욱은 “20세기 초에는 무역상들이 직접 수입하여 당시 경성의 모던 보이들이 카페에서 즐겨 찾을 정도가 되었다”며 “한국 전쟁 뒤 미군을 통해 위스키가 들어올 때 일본산 위스키도 밀수되었는데 바로 산토리의 도리스 위스키였다”고 말한다. 도리스 위스키가 인기를 끌면서 비슷한 이름의 유사 위스키도 많이 생산되었다고 한다.

위스키. 어떻게 마시면 좋을까. 김성욱은 “위스키가 나에게 너무 강하고 부담스럽다면 위스키에 콜라, 토닉워터, 소다수 등을 섞어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그의 말처럼 위스키를 섞어 마시는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위스키에 콜라를 타서 마시는 ‘위스키콕’, 다른 하나는 위스키에 소다수를 섞어 마시는 ‘위스키하이볼’이다. 물론 위스키에 물을 타서 먹어도 된다.

처음 접하기 좋은 위스키들이 있다. 가성비도 좋고, 만나기도 쉬운 위스키들인데, 특히 싱글몰트 베스트셀러 3대장으로 꼽히는 위스키에 ‘글렌모렌지 오리지널’ ‘글렌피딕 12년’ ‘글렌리벳 12년’이 있다. 앞서 미소가 즐겼던 위스키 역시 글렌리벳이다. 뜨겁고 향기로운 맛과 깊고 그윽한 멋이 있는 술, 위스키. 책을 통해 재미있게 취해보자.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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