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라’의 뜻, 알고 쓰면 더 아우라 있다
‘아우라’의 뜻, 알고 쓰면 더 아우라 있다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2.01.3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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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건너간 한국인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가 인기를 끌었을 때, 언론에서는 ‘코리안 디아스포라’ 혹은 ‘노마드적 삶’이라는 용어로 이 영화를 설명했다. 전자는 외국에 거주하지만 한국인으로서의 규범과 생활 습관을 유지하며 사는 사람을 말한다. 후자는 들뢰즈의 철학적 개념으로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바꾸어 나가며 창조적으로 사는 인간형을 말한다. 다소 어려운 개념이지만, 영화의 주제와 내용을 집약한 용어라 많은 언론에서 차용했다.

책 『인문학 개념어 사전』은 앞서 언급한 난해한 인문학적 개념을 알기 쉽게 풀어놓은 책이다. 어떤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하려면, 그 개념의 기원과 본질을 알아야 한다. 이 책의 저자이자 충북대학교 교수를 지낸 김승환은 그 기원과 본질을 알기 쉬운 언어로 설명한다. 바로 예를 들어보자.

사람들이 어떤 예술 작품을 보고 형언할 수 없는 감격과 충만한 기쁨을 느낄 때, 흔히 그 작품에 어떤 ‘아우라(aura)’가 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예술 작품에서 느껴지는 고상하고 독특한 분위기가 바로 아우라이다. 물론 이 용어는 작품에만 국한하는 것은 아니다. 배우의 독특한 품위나 품격을 마주할 때도 우리는 “그 배우에겐 설명할 수 없는 아우라가 있어”라고 말한다. 결국 아우라는 ‘설명할 수 없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김승환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예로 들어 아우라의 개념을 설명한다. 사실 ‘모나리자’를 감상하는 방법은 현장의 작품보다는 책으로 출판된 도판이 더 낫다. 루브르박물관의 원화는 세밀하게 감상하기 쉽지 않다. 왜냐하면 그 앞에는 ‘모나리자’를 보러온 수많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모나리자’를 직접 보기 원한다. 예술작품에는 진본만이 가지고 있는 형언할 수 없는 특별함, 기쁨, 진실, 신비함 등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것을 ‘아우라’라고 명명 할 수 있다면, 아우라는 도판이 아닌 원화에만 있다.

이에 대해 김승환은 “한마디로 아우라는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신비한 그 무엇’이면서 다른 것에 없는 고유한 특징이다. 따라서 아우라는 인간의 눈으로 보기 어렵고 마음이나 영적인 눈으로 보는 ‘신비한 의식’”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아우라는 어디서 온 개념일까. 아우라는 그리스어로 ‘숨결’ ‘바람’이라는 뜻과 함께 ‘독특한 그 무엇’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김승환은 “종교에서 아우라는 신비하고, 경건하며, 엄숙한 정신이나 믿음과 관련된 신성성을 뜻한다”며 “반면 예술에서 아우라는 특별한 작품 또는 공연에 녹아 있는 유일성, 현장성, 일회성, 신비성 등이다”라고 설명한다.

특히 아우라는 발터 벤야민이 예술용어로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벤야민이 이 용어를 창안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산업혁명이 촉발한 대량생산과 관련이 있다. 대량으로 생산된 상품은 예술처럼 ‘유일한 가치’를 뽐내기 쉽지 않다. 대량으로 생산 및 복제되기 때문에 유일성(唯一性)이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주의 시대로 오면서 원본 예술이 갖는 가치가 더욱 고귀해졌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인파가 붐벼서 제대로 감상할 수 없는 ‘모나리자’의 원본을 보기 위해 굳이 루브르박물관을 찾는 이유는 도판이 갖고 있지 않은 아우라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김승환의 논의처럼 기술복제의 시대에 사는 어느 비평가가 원본 ‘모나리자’를 보고 분석하는 것은 단순한 비평이 아니다. 바로 그 원본 속에 있는 신비한 진실, 즉 아우라를 보기 위함인 것이다.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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