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수포자’ 문과생이 AI 전문가가 되기까지
[책 속 명문장] ‘수포자’ 문과생이 AI 전문가가 되기까지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2.01.06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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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남즈 연구소 전원은 공대생이 아닌 문과 출신이다. 모두가 ‘수포자’였다. 수학과 코딩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없던 이들이 인공지능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는데, 그 놀라운 성과의 중심에 수학이 있다. 신기하지 않은가? 그렇다고 밑도 끝도 없는 문제 풀이에 좌절하고 복잡한 수식에 분노하는 수학으로 돌아가자는 소리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배우고 익힌 수학은 모두가 아는 그 수학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새롭게 알게 된 수학은 수식으로 가득 차 있거나, 무조건 풀어야 하거나, 어디에 쓰이는지도 모르는 그런 수학이 아니다. 이 수학은 유도를 하고 증명을 해야 하는 그런 수학도 아니다. 이 수학은 보이는 수학, 말하는 수학, 쓸모 있는 수학이다.<15쪽>

사실 인공지능은 기계를 사람답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사람’을 만드는 것인데 현재의 인공지능에는 ‘사람’이 없다. 사람은 옆으로 밀려나 있다. 그 이유는 인문학을 하는 사람이 인공지능의 주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인공지능을 더 사람답게 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자가 만들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인문학을 하는 우리는 인공지능의 빼앗긴 소유권을 공학자로부터 찾아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 기술을 배워야 하고, 그러기 위해 수학을 해야 한다. 남즈의 스토리는 어쩌면 인공지능의 주인 찾아주기가 될 수 있다.<94쪽>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5차 산업혁명을 준비해야만 할 것 같다. 그만큼 변화의 속도가 상상을 초월한다. 4차가 사람을 닮은 기계를 만드는 시대라면 5차는 기계를 닮은 사람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세상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 속에 수학은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훨씬 더 빛나게 해준다. 그리고 더 이상 ‘객’이 아닌 ‘주인’이 되게 해준다. 그래서 수학을 ‘제대로’ 보고 아는 건 더 이상 의무가 아니라 권리다. 우리가 그토록 싫어했던 건 진짜 수학의 모습이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한다.<234쪽>

[정리=전진호 기자]

『수학을 읽어드립니다』
남호성 지음 | 한국경제신문 펴냄 | 236쪽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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