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작은 브랜드’ 시대
지금은 ‘작은 브랜드’ 시대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2.01.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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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소비자들은 브랜드의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발견’한다. 자신에게 맞는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탐색하는 것이다. 대기업의 상품이 아닌 나의 가치에 부합하는 상품을 선택한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따라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접근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함은 물론이다. 『이것은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의 저자 이근상은 “큰 브랜드의 시대는 갔다. 이제는 작은 브랜드의 시대”라고 선언한다.

그렇다면 ‘작은 브랜드’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 이근상은 “‘작은’은 절대적 크기나 규모의 개념이 아니다. 상대적 개념으로서 ‘작은’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상대적이라는 것은 기대어 비교할 것이 있다는 것인데, 그 상대가 바로 ‘큰 브랜드’”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빠르게, 크게, 넓게 성장해 온 브랜드가 ‘큰 브랜드’이고, ‘작은 브랜드’는 그와는 반대로 느리게, 적게, 좁게의 성장을 지향한다.

이근상은 작은 브랜드가 지적으로, 감성적으로 그리고 인간적으로 깊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 그는 ‘비상업적인 것의 힘’의 중요성을 말한다. 예를 들어보자. A는 컴퓨터를 사기 위해 전자상가를 간다. 호객 행위 없이 조용한 매장이 있어 들어가 본다. 컴퓨터에 대해 전문성이 있어 보이는 주인은 다른 곳도 천천히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것이 없으면 다시 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비싼 물건을 덜컥 사버리면 안 된다는 조언을 덧붙인다.

A는 주인의 말대로 다른 곳을 둘러보다가 결국 다시 그 매장에 가서 컴퓨터를 산다. 이근상은 이를 ‘상업적인 것의 비상업적 행위’라고 말한다. 그는 “당장 눈앞의 매출이나 이익을 위해 덤벼들지 않는 태도, 내가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면 소비자는 결국 나를 찾을 것이라는 자신감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본질이라는 씨앗이 훌륭하면 조급하게 굴지 말고, 꽃이 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게 이근상의 설명이다.

이어 이근상은 ‘약점을 받아들이는 태도’의 중요성을 말한다. 쉽게 말해 브랜드의 문제를 감추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위기에 빠진 브랜드나 열세에 있는 브랜드일수록 자신을 크게 보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소비자는 똑똑하다. 브랜드와 관련된 블로그나 기사 밑에 달린 댓글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약점을 숨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인데, 그게 과연 가능할까.

프로스펙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프로스펙스는 과거 잘나가던 브랜드였지만 후속 전략의 부재로 장기간 침체를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근상은 우연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던 스포츠 브랜드인 프로스펙스가 침체기를 벗어나 잘됐으면 좋겠다”는 글을 보게 되고, 이 글은 ‘잘됐으면 좋겠어. 대한민국 오리지널’이라는 카피로 탄생하게 된다. 이근상은 이 카피 한 줄로 프로스펙스와 일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고 술회한다.

끝으로 그는 “옳은 일을 하지 마라”고 제언한다. 창의력을 키우려면 때로는 원칙을 거슬러야 한다. 작은 브랜드는 ‘매출’이 아닌 ‘존재감’의 크기를 키워야 하는데 이때 원칙을 거스르는 발칙한 상상이 필요하다. 이근상은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이미 존재하는 것’이다. 이미 존재하면서 그것이 작동한다는 것이 증명되었기 때문에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옳은 생각은 복제되는 순간 효력을 잃기 시작한다”고 설명한다.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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