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글이 나를 돌본다… 『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겠어요』
내가 쓰는 글이 나를 돌본다… 『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겠어요』
  • 김예린 대학생 기자
  • 승인 2021.12.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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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누군가에게는 곤혹스러운 과제일지도 모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기를 돌보기 위한 수단이다. 나의 감정과 생각을 글로 표현함으로써 마음을 다스리고, 나에게 점점 가까워진다.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리는 것만으로 나를 돌볼 수 있다면 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을까.

책 『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겠어요』는 글쓰기 노하우가 담긴 책이 아니다. 글쓰기의 기술적인 면을 소개하는 여타의 책과 달리 이 책은 ‘글 쓰는 삶’에 관해 말한다. 저자 이윤주는 기쁠 때도 쓰고, 슬플 때도 쓴다. 심지어 쓰지 않을 때도 쓴다. 왜냐하면 저자에게 글을 쓰는 것은 스스로를 돌보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는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총 7개의 파트로 말한다.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이윤주는 ▲거리가 필요해서 쓰고 ▲고통에 지지 않으려고 쓰고 ▲나쁜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 쓰고 ▲작게 실패하기 위해 쓰고 ▲더 이로운 연결을 꿈꾸며 쓰고 ▲고독의 즐거움을 알기 위해 쓰고 ▲잊지 않으려고 쓴다. 그는 자신이 왜 글을 쓰는지, 왜 글을 쓸 수밖에 없는지를 담담하게 풀어 나간다.

저자는 글쓰기가 내성적인 사람들에게 편안한 휴식처가 된다고 말한다. 말과 달리 글에는 틈과 간격이 있다. 이는 내성적인 사람들에게 중요한 조건인 ‘거리’를 주는 셈이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는 그들만의 속도로 거리를 유지하고 원하는 만큼 나아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글쓰기는 통증을 줄여준다. 어떤 이는 글로 슬픔을 표현하면 오히려 더 슬픔이 강해지는 것 같아 글을 쓰지 않는다고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슬픔을 언어화하면 슬픔과 나 사이의 ‘거리’가 생겨 슬픔으로부터 나를 분리시킬 수 있다는 관점이다. 이렇듯 저자는 마음을 붙잡기 위해 쓴다.

‘슬픔이 언어가 되면 슬픔은 나를 삼키지 못한다. 그 대신 내가 슬픔을 ‘본다’. 쓰기 전에 슬픔은 나 자신이었지만 쓰고 난 후에는 내게서 분리된다. 손으로 공을 굴리듯, 그것은 내가 가지고 놀 수 있는 무엇이 된다.’(22쪽)

이 책은 결코 독자에게 글을 써야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글을 쓰면서 느끼는 감정, 생각, 글을 쓰는 삶을 말하며 독자로 하여금 글을 쓰고 싶게끔 만든다. 글을 쓰고 싶지만 용기가 없는 사람에게 글을 쓰는 동력을 불어 넣어준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덮을 때면 본인도 모르게 글을 쓰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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