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은 단 하나의 문장으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그 문장이 책 전체의 내용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전이 오랫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수백 년, 수천 년을 살아남은 고전 속의 한 문장에 담긴 의미를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독서신문과 필로어스가 고전 속 한 문장을 통해 여러분들의 인식의 지평을 넓고, 풍성하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 편집자 주 |
사회와 문화는 항상 정답일까요?
세계문학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는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적’인 모습으로 슬퍼하지 않습니다. 자신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듯이 멀뚱히 지켜보는가 싶더니, 여자와 사랑을 나누기도 하죠. 이렇게 감정적 동요를 전혀 보이지 않던 그는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충동적으로 살인을 저지릅니다.
여러분은 장례식장에서 멀뚱히 서서 지켜보는 뫼르소를 본다면 어떤 기분을 느낄 것 같나요? 소설 속 판사처럼 이해불가인 그를 두고 분노하거나 불안해할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옳다'라고 생각하는 문화와 관습도 반드시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아닙니다. 그저 다수가 원하는 방법일 뿐이죠.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앞에서 뫼르소처럼 표현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우리는 서로를 마음까지 완벽하게 알지 못합니다. 밖으로 보이는 모습이 사회와 관습에 맞지 않다고 해서 그를 손가락질 할 수는 없죠.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게 보이는 그도 속에서부터는 이미 무너져 내리고 있는지 모릅니다.
과연 우리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어느 정도까지 진짜 나다운 것들을 버려야 할까요? 진짜 ‘나'의 모습을 한쪽 구석에 밀어두고서 오늘을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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