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생각나는 말이 있다. 어느 기타리스트의 말인데, 그는 한 방송에서 “어른이 되는 사람은 없다. 다들 어른인 척하는 거지 어른이 되는 사람은 드물다”고 말했다. 근데 어른인 ‘척’에도 요령이 필요하다. 어른스러운 처신을 하는 데에도 다양한 방법론이 있다는 뜻이다.
<타임>의 칼럼니스트인 로저 로젠블랫은 책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58』에서 지혜롭게 나이 드는 방법을 전한다. 그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도 하나의 과학적 현상인 만큼 잘 늙기 위해서는 분명 많은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수를 줄이고, 성공적으로 나이 들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 책에는 58가지의 ‘잘 늙는 기술’이 담겨 있다. 첫 번째 기술이 가장 의미심장한데, 바로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는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다. 로젠블랫은 심지어 이 태도가 우리의 수명을 몇십 년은 연장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안 좋은 일이 발생했을 때 전전긍긍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은 시간이 지나면 잊히고, 우리는 별 것도 아닌 일에 호들갑을 떨었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아님 말고’ ‘어쩌라고’의 태도가 삶을 구원하는 것이다.
다음은 ‘당신이 잘못한 일은 당신이 먼저 야유를 퍼부어라’이다. 그럼 상대가 비난해도 그것을 흡수할 수 있는 여지가 더 커진다. 주사를 맞기 전에 먼저 엉덩이를 때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로젠블랫은 “(잘못을 했을 경우) 당신이 먼저 자신에게 야유를 퍼부어라”며 “이렇게 하는 것이 건강에도 좋고, 다른 사람에 의해 희생물로 전락해서 곤경에 빠지는 일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음은 ‘칭찬을 조심하라’이다. 내가 한 일에 대해 덮어 놓고 찬사하는 사람은 어떤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로젠블랫은 이를 ‘교묘한 반응’으로 규정한다. 그는 “‘대단해!’라는 말이 교묘한 반응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진짜 속뜻과는 정반대로 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이런 말에 감동하거나 관심을 기울이지 말라”고 말한다.
다음은 ‘외로움과 친해지기’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사람과의 헤어짐, 혼자만의 시간에 익숙해진다는 것과 같다. 고독을 즐기지 못하면 어른이 될 수 없다. 로젠블랫은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보다는 외로움이 낫다”고 말한다. 군중 속에서 비참함을 느끼느니 혼자 있으면서 우울함을 느끼는 게 낫다는 것이다. 고독으로 인한 우울함을 스스로 이겨낼 때, 우리 삶의 반경은 넓어진다.
마지막은 ‘자신을 상징하는 옷차림을 만들라’이다. 이동진 영화평론가를 떠올리면 ‘빨간 안경’이 연상되는 것처럼 말이다. 로젠블랫에 따르면,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 옷차림을 입는 사람들은 타인에게 기억되기 쉽고, 옷차림으로 인한 특징이 새로운 기회를 마련해주기도 한다. 그는 “그들의 특징적인 외형이 한 사람의 인생, 하나의 생물학적 정체성을 상징처럼 표현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