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석주의 영화롭게]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마세요
[송석주의 영화롭게]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마세요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1.11.11 06: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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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동물에 대한 예의가 필요해』는 ‘동물에게 마이크를 주면 어떤 이야기를 할까?’라는 기발한 상상에서 시작한다. 작가는 유기 동물, 실험 동물, 공장식 축산으로 힘들어하는 동물들에게 마이크를 쥐어 준다. “나는 돼지인데 사람들이 왜 나를 고기라고 부르는지 이유를 알고 싶다” 등 마이크를 잡은 동물들은 각자의 고충을 토로한다. 그 마이크를 길고양이들에게 건넨다면 어떨까. 아마도 “한국에서 길고양이로 산다는 건 정말 힘들어!”라고 하소연하지 않을까.

고양이와 장난치는 권나영 씨

페이스북에서 ‘길고양이의 엄마’로 불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권나영 씨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장애를 가지고 살았다. 다리가 불편해서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니고, 주기적으로 신장 투석까지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영 씨는 길고양이들을 위해서 자신의 돈과 시간을 아낌없이 쓴다. 김희주, 정주희 감독이 공동으로 연출한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마세요>는 나영 씨가 길고양이들을 살뜰하게 보살피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영화에는 주목할 만한 장면이 하나 있다. 나영 씨가 길고양이들을 위해 공원 구석에 박스로 작은 집을 지었는데, 한 시민이 “여기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인데, 왜 고양이 집을 지어놨느냐. 사람들에게 병균을 옮기면 어쩌느냐”고 항의하는 장면이다. 나영 씨는 “동물이나 사람이나 죽고 사는 건 같은 건데…”라며 말끝을 흐리다가 한탄스러운 눈으로 카메라를 쳐다본다. 영화 속 주인공이 영화 바깥에 있는 관객에게 손을 내미는 순간이다.

나영 씨는 자주 카메라를 쳐다본다. 화면 바깥에 있는 관객과 눈을 맞추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내화면과 외화면, 영화 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는 허물어진다. 이 순간, 길고양이의 문제는 스크린 안에 갇히지 않고, 우리 모두의 문제로 환원된다. 주인공과 카메라가 적극적으로 교감하고, 서로의 세상에 의미 있는 발자국을 남김으로써 답보를 거듭하는 동물권 문제 해결에 사회 구성원들의 참여를 호소하는 효과를 거두는 것이다.

고양이 밥 줘서 미안합니다. 저도 얼마 못산다는 말에 동물도 사람같이 한번 태어나고 죽는 거 같아서 줍니다. 저도 안 좋은 병에 걸려서 죽기 전에 한번 좋은 일 하려고 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 권나영 씨가 쓴 벽보 中

한편으로 이 영화는 ‘사회적 약자’의 범주에 동물도 포함하자고 말하는 듯하다. 인간과 동물 사이에 위계를 나누지 않고,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로 생각하자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마세요’라는 제목은 고양이를 적대시하는 인간들을 비판하기 위한 일종의 반어법이다. 동시에 고양이에게 밥을 줄 게 아니라 그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제도와 토양을 마련하자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연출은 아픈 존재들을 구경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영 씨가 관객과 눈을 맞추는 것처럼 카메라도 나영 씨와 길고양이들의 눈을 맞춘다. 올려다보거나 내려다보지 않고, 눈을 맞춘다. 서로가 서로를 동등한 위치에서 바라보는 영화. 저마다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들의 교감을 곁에서 동행하는 영화. 동물의 복지가 곧 사람의 복지와 연결된다고 말하는 영화.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마세요>가 전하는 목소리다.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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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1-11-11 09:14:18
고양이에게 밥과 집을 주세요... 너네 집 대문 앞, 너네 집 주차장, 너네 집 안마당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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