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정의’를 내린다는 것이다. 앞보다 뒤에 훨씬 많은 나라가 있는 상태, 베낄 선례가 점점 줄어들 때 선진국이 된다. (중략) 해답보다 질문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때 우리는 선진국이 될 수 있다.<17쪽>
한 사회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게 바로 ‘신뢰 자본’이다. 선진국과 중진국을 가르는 결정적인 ‘절대반지’. 거의 대부분의 승객들을 아주 편하게 하는 대신에, 발각된 무임승차자에게는 엄벌을 함으로써 우리는 이 반지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사전 규제는 과감히 풀되, 징벌은 눈이 튀어나올 만큼 과감히 하자. 서울역과 지하철은 우리 사회에서도 이것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실증한다. 죄를 짓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비용을 물릴 게 아니라, 죄를 지은 몇몇 특히 화이트칼라 엘리트들에게 허리가 부러질 정도의 징벌적 배상제를 하자. 이게 우리 사회에 쌓인 신뢰 자본을 제대로 활용하는 길이다. 신뢰 자본을 제대로 쓰는 사회가 선진국이다.<38~39쪽>
한 사회의 자원배분의 요체는 그 사회의 보상체계, 즉 인센티브 시스템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달려 있다. 돈도, 인재도 그 사회가 파놓은 보상체계의 물길을 따라 흘러간다. 잘못된 인센티브 시스템은 사회의 영혼을 망가트린다.<69쪽>
우리는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도 있지만 동시에 2차 대전 이후의 독립국이다. 아주 짧은 미성숙의 근대와 현대를 동시에 이고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런 문제들에 대해 이미 우리에게 제대로 된 제도나 합의가 있는 것처럼 접근해서는 올바른 해답이 나오기 어렵다.<55쪽>
한국 정치에도 라 마시아가 필요하다. 젊은 청년들을 작은 자치단체에서부터 키워내자. 그들이 역량을 입증하면 상위 단체로 올려 더 큰 경기를 뛰게 하고, 이윽고 그중 가장 나은 스타가 한국의 정치를 이끌게 하자. 주인을 잃은 채 선거철만 지나면 군수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토호들의 리그’를 주민의 품으로 되돌릴 수 있을 뿐더러, 우리도 삼십 대에 이미 풍부한 경험을 쌓은 전문가로서의 정치가들을 갖게 될 것이다.<110쪽>
[정리=전진호 기자]
『눈 떠보니 선진국 : 앞으로 나아갈 대한민국을 위한 제언』
박태웅 지음 | 한빛비즈 펴냄 | 228쪽 | 16,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