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아프간 난민 수용 논란… 이대로 지나쳐도 되는가
한풀 꺾인 아프간 난민 수용 논란… 이대로 지나쳐도 되는가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1.10.12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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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점령 사태를 계기로 일부 아프간 시민들은 난민이 됐다. 아프간 난민들이 각국으로 흩어진 가운데 대한민국에는 400여명의 난민들이 들어왔다. 한국 정부는 ‘인도적 특별체류 조치’를 시행함에 따라 공식적으로 이들의 체류를 허용했다.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한국이 그에 맞는 위상을 보여줬다는 평도 있었지만, 더러는 아프간 난민 수용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난민 수용을 경계하는 목소리는 난민 이슈가 생길 때마다 매번 등장한다. 지난 2018년 예멘 난민 사태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난민 수용’ 반대 청원 게시글에는 71만 명이 서명하기도 했다. 아프간 난민 수용이 2018년보다 논란이 적은 이유는 정부가 한국 대사관을 도운 아프간인들을 ‘특별 공로자’라고 지칭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의 난민 수용 반대 목소리를 일축하기 위해 이들에게 ‘공로자’ 자격을 부여했다는 이야기다.

난민 이슈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어느 사회에서든 이주민이나 난민의 입국을 달갑게 보지 않는 시선은 존재한다. 다문화 사회에 비교적 익숙한 유럽 사회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2015년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내전이 벌어지자 난민들은 지중해를 넘어 유럽으로 넘어왔는데, 당시 유럽 사회는 이를 ‘유럽 난민 사태’라고 칭하며 중대 위협 요인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난민들의 입국을 경계하는 주된 이유는 질병과 갈등 발생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우려는 곧 혐오로 변질된다. 인류 역사를 돌아보면 이러한 혐오를 정당화하려 했던 학문적 작업도 눈에 띈다. 20세기 초 미국에서는 ‘우생학’을 근거로 이민자들의 입국을 제한했다. 우생학이란 종의 형질을 인위적으로 조정해 우수한 종을 만들려는 학문을 말한다. 미국은 당시 비백인 이주자 대다수와 동‧남유럽 출신자들의 입국을 거부했다. 당시 미국 우생학위원회에서 주장한 이주자들로 인해 국민들의 생물학적 질이 정체되거나 저하될 수 있다는 비과학적인 논리(?)는 요즘 이 시대에는 납득하기 힘든 이야기다.

매번 쏟아지는 난민 이슈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민자들에 대한 인식 개선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다. 과학저널리스트이자 『인류, 이주, 생존』(메디치)의 저자 소니아 샤의 주장은 고무적이다. 그는 “이주는 환경변화에 대한 아주 오래된 대응이자 숨쉬기만큼이나 필수적인 생물학적 원칙”이라고 주장한다. 10만년 전 호모 사피엔스들이 아프리카에서부터 시작한 이주의 역사는 오늘날에는 이례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전체적인 역사를 돌이켜보았을 때에는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인류의 이주는 불가피하다. 변해가는 지구에서 한 자리에 남아 계속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국민들은 어느 순간에는 이주를 해야 한다. 지구 온난화로 해발고도가 낮은 나라의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 난민 사태는 꼭 내란이 빈발하는 국가가 아니어도 자연재해 등으로 어느 국가나 민족이든 겪을 수 있는 일이다, 난민에 대한 배제 논리보다는 이들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지 않을까.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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