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
자살이란 참 불가사의한데,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인간 본성에 대한 모든 사실과 어떤 본질적인 면에서 어긋나는 것처럼 보인다. 인간은 진화하는 동물이다. 목표가 좋든 나쁘든, 우리는 계속해서 목표를 밀어붙여 대도시를 건설하고 거대한 광산을 파고, 위대한 제국을 세우고 기후와 환경을 파괴하고, 과거 속 환상의 한계를 파괴하며 우주의 힘을 정복하고는 마법과도 같은 일을 우리 일상 속으로 들여온다. 어떤 것을 원하면 반드시 그것을 얻어내고야 만다. 우리는 탐욕스럽고 야심차며 영리하고 끈질기다. 자기 파괴는 이 도식에 들어설 자리가 없다.<17~18쪽>
인간 자아의 가장 핵심적인 활동은 남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깊은 관심을 갖고 이를 통제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 어느 정도는 절실하고 과민한 자기 홍보 전문가다. 자신의 명성이 보잘것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자아는 고통, 분노, 절망의 상태로 접어든다. 심하면 자신을 부정하기까지 한다.<53쪽>
나에게 자존감은 이야기가 개인적인 것이 되는 지점이다. 사회학자 존 휴잇 교수의 한 책에서, 나는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임무에 나서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우리 문화를 맹목적으로 실연하는, 즉 고전적이지만 어리석은 가상의 영웅 이야기 속 주인공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일 뿐이라고 읽었다.<259쪽>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완벽함을 위한 전쟁을 막는 것은 단지 첫걸음일 뿐이다. 일단 스스로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고자 노력하는 것을 그만두고 나면, 당신의 삶 속에서 당신이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평가를 내려볼 수 있다.<422쪽>
[정리=송석주 기자]
『셀피』
윌 스토 지음 | 이현경 옮김 | 글항아리 펴냄 | 488쪽 | 2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