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하에 아이 없어도 행복하게 사는 부부입니다
슬하에 아이 없어도 행복하게 사는 부부입니다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1.10.06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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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5년 차 부부 김나현씨와 그의 남편은 딩크족이다. 딩크(DINK)족이란 ‘Double Income, No Kids’의 준말로, 아이는 갖지 않는 맞벌이 부부를 일컫는다. 최근 다양한 가족 모델이 등장하면서 ‘정상 가족’이라는 통념은 점점 사라지는 추세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은 여전히 냉담하다. 김씨 부부의 경우에는 “왜 아이를 안 낳아, 빨리 낳아야지”라는 핀잔 섞인 말을 자주 듣는다.

김씨는 가급적이면 아이 없이 살겠다는 소신을 말하지 않았다. 누군가 삶의 방식에 대해 지적하면 대충 둘러대곤 했다. 그들의 잔소리 섞인 말에 일일이 응수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가치관이 다른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말다툼하며 갈등을 겪고 싶지 않은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기 생각을 더욱 떳떳하게 밝히고 싶었다. “나는 내 삶에 이렇게 당당한데 왜 이리도 옹색해져야 하는가”하는 회의감도 들었다. 그가 에세이 『2인 가족의 티스푼은 몇 개가 적당한가』를 쓴 배경이다. 김씨는 “딩크족이라고 해서 이상하고 예민하고 괴짜 같은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사실은 집에서 둘이 뒹굴뒹굴하는 걸 제일 좋아하는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흔히 결혼 후 아이를 갖는 일은 자연스러운 인생 과정이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김씨는 이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았다. 아이를 좋아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옛날부터 자신이 엄마가 되는 상상은 왠지 버거웠고, 태어난 아기에게도 살면서 겪어야 할 어려움을 굳이 주고 싶지 않았다. 또한 아이를 낳는 일이 부모에게는 기쁨일지 모르나, 정작 아이는 부모를 잘못 만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에 출산과 육아가 아이에게 죄를 짓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더하여 사랑하는 남편이 공동 양육자나 원수처럼 느껴지진 않을까 겁도 났다. 다행히 아이를 갖지 말자는 부부의 생각은 일치했고, 이런 가치관을 가진 이들 부부 사이에 아이가 있다면 서로의 인생에 득보다 실이 많았음이 분명했다.

그럼에도 김씨의 지인들은 그에게 여러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대표적으로 자식이 없어 챙겨줄 사람이 없는데 후일 인생 말년이 힘들어지지 않겠냐는 말이다. 이에 김씨는 “모든 자식이 효자일 거라는 전제는 잘못됐다. 부모 돈을 말아먹는 자녀도 있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라고 반박한다. 아이가 있어야 남편과 헤어지지 않고 온전히 가족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지적에는 “남편이 웬수로 느껴지면 왜 굳이 같이 살아야 하냐”고 되묻는다. 다만, 눈만 뜨면 달라지는 시대에서 IT 기기 사용법을 배워야 하는 것은 평생의 숙제다.

물론 김씨 부부도 딩크족으로 살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 아이를 기르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반추할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김씨는 “엄마가 된다는 것은 한 아이의 성장을 기억하면서 동시에 잃어버린 과거를 복원하며 불완전한 기억을 다시 쌓아 올리는 과정일지 모른다”며 “이 소중한 경험을 직접 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라고 전한다.

김씨는 이러한 자기 삶의 방식을 ‘딩크로운 삶’이라고 이름 붙인다. ‘결혼-출산-육아’로 이어지는 평범한 인생이 아닌 자기 방식대로의 인생에서 행복을 찾는다는 의미이다. 김씨는 “딩크로 산다는 것은 누군가가 자기 몫을 살아가고 가족을 이루는 삶의 한 방식이며, 결혼과 출산은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삶의 한 항목이라는 걸 말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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