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어벤져스’된 교사와 소설가, 『숨 쉬는 소설』로 기후 위기 경고
‘환경 어벤져스’된 교사와 소설가, 『숨 쉬는 소설』로 기후 위기 경고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1.09.0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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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교사와 소설가들이 생태계를 구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창비 교육은 최근 환경 문제에 관한 단편 소설집 『숨 쉬는 소설』을 출간했다. 곽기영 한국 조형예술고 교사를 필두로 권태윤(경혜여고), 김욱(부산 강서고), 이승영(부산 해사고), 정수진(부경고), 최미진(분포고) 등 6명의 교사와 최진영, 김기창, 김중혁, 김애란, 임솔아, 이상욱, 조시현, 배명훈 등 8명의 소설가가 단편 소설집 제작에 참여했다. 『숨 쉬는 소설』은 『땀 흘리는 소설』(노동), 『가슴 뛰는 소설』(사랑) 『기억하는 소설』(재난)에 이은 네 번째 테마 소설이다.

책은 ‘다시 지구를 숨 쉬게 하고 싶은 당신에게 필요한 여덟 가지 이야기’란 제목으로 흥미진진하게 환경 얘기를 풀어낸다. 주요 소재는 독성 화학 물질, 플라스틱 문제, 육식 문화 등이다. 독자들은 인간이 아닌 존재의 입장에서 생태 문제에 대해 고민해볼 수도 있고, 바다에 쌓인 플라스틱 섬 덕분에 목숨을 구한 주인공을 통해 그 역설적인 의미를 곱씹어볼 수도 있다.

김기창 작가의 「약속의 땅」은 북극곰의 입장에서 환경 문제를 들여다본다. 기온이 상승하고 있는 여름 북극의 땅 한복판에서 북극곰 ‘아푸트’의 생존기를 다뤘다. 하루가 다르게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북극곰들의 생존 환경은 점점 척박해진다. 그동안 추위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해줬던 두꺼운 지방은 죽음의 외피로 변해갔다. 또한 “사냥터는 점점 쪼그라들었고, 사냥감을 향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라고 말하는 아푸트의 고백은 북극곰들의 척박한 생활 환경을 전해준다.

북극곰과 이누이트 간의 대립도 첨예화한다. 서로의 영역을 존중했던 이들은 더 이상 사이좋게 지낼 수 없다. 서로를 겨냥해야만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과 북극곰과의 관계뿐만이 아니다. 아푸트의 자녀인 첫째와 둘째 사이에도 어느 날에는 경쟁을 해야 한다. 자식들에게 서둘러 사냥법과 생존법을 알려주려는 아푸트의 간절한 모성애는 이 단편 소설의 또다른 묘미다.

김중혁 작가의 「심심풀이로 앨버트로스」는 플라스틱 섬에서 표류하다 살아 돌아온 사람의 이야기다. 경비행기가 바다 한가운데 추락해 목숨을 건진 주인공 ‘조이’는 간신히 플라스틱 섬에 떨어져 살 수 있었다. 쓰레기 더미에서 식량과 낚시에 필요한 도구들을 건져내 목숨을 연장한다. 버려진 라이터 덕분에 플라스틱을 태워 물고기를 구워먹던 조이를 지나가는 배가 구조해준다. 플라스틱 덕분에 목숨을 구한 것은 ‘조이’에게 행운이었지만, 반대로 지구에게 플라스틱의 존재는 지속적인 불행일 뿐이다.

소설이 묘사하는 기후 위기 속 인간의 몸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상욱 작가의 「어느 시인의 죽음」은 고기가 된 인간을 상상하는 작품이다. 다른 생명을 착취하며 살아온 인류가 자신의 동족을 식량으로 삼는 다소 잔혹한 풍경을 담아낸다. 조시현의 「어스」는 인간의 사체가 오염 물질이 돼 지구로부터 거부당하는 미래를 다룬다. 지금의 안전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 더 많은 화학물질을 쏟아내는 인간의 모습은 씁쓸하게 읽힌다.

교사들은 “생태‧환경의 문제가 인간의 삶과 맞물려 빚어내는 다양한 모습들에 주목하면서 오늘의 작가들은 새로운 상상력을 선보이고 있었다”며 “소설 읽기의 시간이 우리의 마음을 생명 가까이에 머물게 해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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