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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할 수 없지!」
그는 종종 어깨를 으쓱하며 이렇게 말하곤 했다. 다시 말해서 아직 조금 더 분투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어쨌거나 유쾌한 기분으로 말이다.<15쪽>
이번에는 고국으로 향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 아직 아돌프는 그녀가 누구인지 모르고 있었겠지만, 그녀는 그가 혐오하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다. 그녀는 표현주의자일 뿐 아니라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들과 가깝게 지냈다. 또 스스로도 유대인이었다.
여기에 공산주의만 추가하면 결점의 완결판이라 할 수 있으리라.<99쪽>
이웃이 또다시 시청을 입에 올리자 후고는 그를 목 졸라 죽이고 싶었다. 아니, 쓰레기통에 처넣고 싶었다. 아니, 자신이 배출한 쓰레기를 다 먹게 하고 싶었다.
다행히도 그는 이 중에서 어느 것도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스웨덴 최악의 이웃을 두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다시 말해서 그는 행동에 있어서는 체념했다. 하지만 생각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았다.
이후 몇 달 동안, 모닝커피를 마시며 이웃과 그의 뜰과 쓰레기통과 차고 진입로를 내다보고 있는 후고의 머릿속은 온통 쓰레기통 분쟁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어떻게 하면 가장 시원하게 복수할 수 있을까?<114~115쪽>
그래, 콘셉트로서의 복수.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복수.
후고는 마멀레이드와 감자 칩과 긁는 복권을 실제 이상의 가치로 포장할 줄 아는 마법사였다. 이런 말도 안 되는 것들을 팔아먹을 수 있다면, 복수를 가지고도 마찬가지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재택근무를 하면서.<125쪽>
[정리=전진호 기자]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요나스 요나손 지음 |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펴냄 | 524쪽 | 15,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