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세상이 시작된 곳에서 나의 근원을 묻다 『신화와 축제의 땅 그리스 문명 기행』
[책 속 명문장] 세상이 시작된 곳에서 나의 근원을 묻다 『신화와 축제의 땅 그리스 문명 기행』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1.08.26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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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이 모든 여정을 따라가면서 고대 그리스 역사를 이야기하고, 그 이야기의 뼈대 위에 유적을 소개하면서 신전과 축제의 현장감을 살리고자 한다. 당연히 관련 신화가 빠질 리 없다. 정치, 군사, 외교, 경제와 같은 묵직한 항목들이 역사를 이끌어나가는 큰 힘을 이룬다는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겠지만, 사람들의 삶에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들, 즉 신화와 종교, 축제와 문화가 고대 그리스의 역사를 이루었음을 기억하며 이 길을 가려고 한다. 그리고 그 힘이 어떤 것이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역사를 만들어냈는지를 다시 생각해보려고 한다. 여기에 더해 그리스와 함께 고대 지중해 문명을 형성했던 카르타고와 로마의 이야기를 살짝 덧붙일 것이다.<14~15쪽>

그리스인들에게 연대감을 불어넣어준 가장 구체적이고 오래된 전통은 바로 올륌피아 제전이었다. 올륌피아 제전은 ‘모든 그리스인들이 모이는(Panhellenic)’ 축제였다. 그리스어로 ‘판(Pan)’은 ‘모든’이라는 뜻이며, ‘헬라스(Hellas)’는 ‘그리스’를 가리키는 전통적인 표현이었다. 올륌피아 제전이 열리는 기간 동안 그리스의 도시들은 전쟁도 멈추고 한곳에 모여 평화와 공존을 기원하는 축제를 즐겼다. 올륌피아 제전이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고 그리스 전역에서 권위를 인정받자 다른 도시들도 비슷한 축제를 만들었다. 먼저 제49회 올륌피아 제전 직후인 기원전 583년에 코린토스는 이스트미아 제전을 열었다. 이에 뒤질세라 델피는 그다음 해에 퓌티아 제전을 열어 4년 주기를 취했다. 그러자 그다음 해에 또다시 이스트미아 제전이 개최되면서 2년마다 열리는 대회로 자리 잡았다. 이로써 2년마다 올륌피아 제전과 퓌티아 제전이 번갈아가며 개최되고, 그 사이 2년마다 이스트미아 제전이 열리게 되었다. 기원전 573년부터는 이스트미아 제전이 열리는 해에 맞춰 네메이아 제전이 2년마다 열렸다. 결국 그리스인들은 1년에 적어도 한 번씩 범그리스 제전으로 모일 수 있게 되었다.<27~28쪽>

올륌피아는 그리스 여행의 필수 코스다. 이곳을 좀 더 풍부하게 즐기려면, 범그리스 4대 제전의 개최지를 모두 방문하여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 델피는 따로 코스를 잡아야 하지만, 아테네에서 올륌피아까지 가는 길엔 이스트미아와 네메이아를 차례로 들를 수 있다. 아침에 아테네에서 출발해서 차로 1시간 정도면 이스트미아에 도착해 오전 동안 볼 수 있다. 그곳에서 다시 30분 정도 달리면 점심쯤엔 네메이아에 이른다. 네메이아를 1시간 정도 둘러본 후에 2시간 30분 정도 달리면 올륌피아에 도착한다. 실제로 우리 일행은 아테네에서 이스트미아, 네메이아를 거쳐 올륌피아까지, 고대 범그리스 축제의 3대 제전의 유적을 하루 만에 주파할 수 있었다.<55~56쪽>

[정리=전진호 기자]

『신화와 축제의 땅 그리스 문명 기행』
김헌 지음 | 아카넷 펴냄 | 280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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