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다리를 함께 건너면... 좋은 일이 생긴다
출렁다리를 함께 건너면... 좋은 일이 생긴다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1.08.14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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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출렁다리에서는 사랑에 빠지기 쉬울까?’ ‘억지로 시킬수록 더 하기 싫은 이유는?’ ‘긍정적인 말은 어떻게 행동을 변화시키는지?’ 등의 질문에 사회심리학은 유의미한 대답을 선사한다. 책 『사회심리학이 이렇게 재밌을 줄이야』(반니)의 저자이자 독일 지그문트 프로이트 대학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펠리치타스 아우어슈페르크 교수는 “사회심리학 분야는 심리학의 실용적인 측면을 알리기에 아주 적합한 분야”라고 말한다.

그의 설명처럼 사회심리학은 사회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 반대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개인이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의 가능성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 용어는 가격이 오르는 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 외에도 피그말리온 효과, 방관자 효과 등은 사회심리학의 다면성을 연구하기 위해 개발해낸 결과물들이다.

1974년, 심리학자 아서 아론과 도널드 더튼이 브리티시컬럼비아의 캐필라노 협곡에 있는 흔들다리를 건너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독특한 실험을 진행했다. 총길이 140미터, 지상 70미터 높이에 달하는 이 다리는 삐걱거리는 바닥과 출렁거림으로 유명하다. 이 위험한 다리에서 상대를 훨씬 더 매력적으로 느끼는 이유에 대해 아우어슈페르크는 “두려움을 유발하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우리 몸은 최대의 능력을 뿜어내게 만드는 호르몬들을 분비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그런 긴박한 과정에서 호흡이 변하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며, 동공이 확장하면서 우리는 상대를 실제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위험한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심리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롤러코스터와 같은 무서운 놀이 기구를 함께 타거나 공포영화를 보는 것 또한 호감도를 높이는 방법 중 하나다. 놀라운 것은 이 실험이 ‘성공하는 인간관계’에 관해 훗날 발표된 일련의 연구들의 시금석이 됐다는 사실이다.

통념에 일침을 가하는 실험도 있다. 심리학자 할로우는 붉은털원숭이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아이를 오냐오냐하면서 키우지 말라”는 조언에 명확한 답을 제시한다. 책에 따르면, 엄마와 어린 자녀의 관계를 결정짓는 핵심요인은 먹이 같은 물질적 자원이 아니라 아이와의 신체 접촉이다. 당시에는 부모의 간섭이 없을 때 오히려 자녀가 더 잘 성장하지 않을까 하는 질문이 서서히 일어나고 있었다. 당시 유행하는 엄격한 육아법에 반론을 펼친 실험이었던 것이다.

이 외에도 아우어슈페르크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행동하면서도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던 심리적 원인을 심리학 초창기의 심리 실험들을 통해 정리한다. 그는 “이 책에서 그려질 실험들은 심리학이라는 학문의 존재를 견고하게 떠받치는 구조 안에서 유의미한 역할을 차지하는 연구들이 공평하게 골고루 선정되도록 주의를 기울인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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