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자원의 땅’으로만 보면 안된다“… 한반도 에너지 해법은?
“북한을 ‘자원의 땅’으로만 보면 안된다“… 한반도 에너지 해법은?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1.08.10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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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ASA 홈페이지]
위성에서 내려다본 한반도 [사진=NASA 홈페이지]

‘친환경’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실천해야 할 과제이다. 친(親)환경이 아닌 필(必)환경으로 바꿔야 한다는 얘기도 공공연하다. 각국 정부는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탄소중립’ 선언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으로 기업들도 앞다퉈 환경 보호 방안을 내놓고 있다.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을 위해 국가 간 협력으로 해법을 모색하려는 시도도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책 『한반도 에너지 전환』(생각비행)은 에너지 전환의 해답을 남한과 북한의 협력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개최 이후 서울대 아시아도시사회센터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의 주도 아래 7명의 학자들이 한반도 에너지 문제의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저자들은 “전 지구적인 기후위기 속에서 남북의 에너지 협력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공동 과제”라며 남북 협력의 시급성을 얘기한다.

위성에서 내려다본 한반도의 밤 풍경을 보면 북한은 평양 일대를 제외하고 어둠 속에 잠겨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은 미개발 지역으로 분류되고 남한의 에너지 개발을 위한 ‘기회의 땅’으로 여겨진다. 북한이라는 공간을 자원 창고로 묘사하고 있는 셈이다. 진보 성향의 언론조차도 ‘북한 광물자원 어마어마… 땅 밑에 ‘삼성‧현대 있는 셈’이라며 자극적으로 보도한다. 이는 정부와 기업의 경제중심적 사고와 유사하다. 저자들은 이러한 인식이 “에너지 전환에 대한 철학과 대안이 사회적으로 부재하다는 현실을 드러낸다”고 꼬집는다.

상황은 남쪽도 마찬가지다. 서울의 도시·산업화를 위해 에너지를 공급한 지역 사회에 대한 인식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와 이를 공급하는 송전탑이 설치되는 곳은 지역 사회다. 서울은 소비를 위한 도시로 기능해왔다. 저자들은 “‘국가적 편익’이 ‘지역의 피해’보다 크다는 인식을 재생산한 탓에 지역사회의 피해에 대해 반세기 가까이 도시민들은 공감하지 못했다”고 전한다. 미세먼지 경보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원전의 위험성 등 환경 관련 이슈가 우리 삶에 자리잡고 나서야 지역 사회를 돌아보려는 노력이 생겨났다.

책은 에너지에 대한 개발주의적 시선을 비판한다. 한 도시의 팽창은 다른 지역의 희생을 전제로 한다. 저자들은 “한반도 에너지 공동체는 안보와 개발이라는 화석화된 사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국가주의와 채굴주의의 새로운 버전으로 전유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민간을 중심으로 한 남북한 에너지 교류의 장을 만들자는 게 이들이 말하는 대안이다. 책에 따르면 정부 사업은 큰 규모로 진행됐지만 성과는 미미했던 반면, 민간 사업은 유의미한 업적을 남겼다. 통일 운동 단체와 NGO의 인도적 지원은 북한 에너지 취약계층의 에너지난을 일부 완화시켰다. 저자 중 한 명인 이보아 탈성장과 대안연구소 코디네이터는 “이는 미래의 한반도 에너지 전환은 기존에 한반도를 감싸고 있는 안보 논리와 국가 행위자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 존재하는 다양한 행위자들의 참여를 열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환기한다”고 말한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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