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을 더 잘하고 싶어 책을 읽는다”… 『기획자의 독서』
“기획을 더 잘하고 싶어 책을 읽는다”… 『기획자의 독서』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1.08.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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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에게 책은 생존 수영 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책 『기획자의 독서』(위즈덤하우스)의 저자이자 현재 네이버에서 브랜드 경험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김도영의 말이다. 독서가 불필요한 직업인은 아마도 없겠지만, 이 문장을 읽고 ‘기획자에게 독서가 그렇게 중요한 걸까?’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기획자는 누구인가. 사전에 기획자를 검색해보았다.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개발 방향 및 전략 수립 따위의 전체적인 관리와 감독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

정의를 보자마자 김도영이 왜 독서를 ‘생존 수영’에 비유한지 알 것 같았다. 기획자에게 독서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통로이자 영감의 원천인 셈이다. 김도영의 표현처럼 기획자에겐 ‘독서 부력’이 필요하다. 독서는 일의 효과성을 높이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면서 스스로를 지탱할 수 있는 기초체력이다. 말 그대로 ‘생존 독서’다.

그럼 기획자는 책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 김도영은 독서를 통해 읽는 사람에서 생각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사람에서 그 생각을 펼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책 한 권을 온전한 기획의 결과물로 바라보라고 조언한다. 달리 말하면 책의 디자인과 제목, 목차와 구성, 호흡과 문체 등을 두루 살피면서 책을 하나의 인격을 가진 브랜드로 여기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방법론 중 하나가 바로 필모(筆模)이다. 필사(筆寫)가 단순히 좋아하는 책을 베껴 쓰는 일이라면, 필모는 글로 작가와 책의 분위기를 따라 해보는 일이다. 일이 잘 해결되지 않거나 답답할 때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처럼, 필모는 작가의 눈과 마음으로 나를 돌아보는 행위다. 김도영은 “필모란 작가의 힘을 빌려 내 이야기를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필모가 기획자의 일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다른 사람이 쓴 글들의 특징을 빨리 파악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는 “기획 일의 많은 부분이 텍스트로 이루어진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다. 짧든 길든, 형식이 있든 없든, 대중에게 공개되는 것이든 아니든 글을 파악한다는 건 다른 한편으로 일하는 스타일을 파악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한다.

결국 필모는 ‘자신이 가진 기획력을 무엇으로 표현할 것인가’에 관한 대답으로 수렴한다. 왜냐하면 필모가 기획력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이자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김도영은 “머릿속에 떠다니던 원형의 심상들이 디자인으로 옮겨질 수 있게 하는 데도, 실체가 없던 것들이 경험과 기억으로 전달될 수 있게 하는 데도 글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지적한다.

『기획자의 독서』의 편집을 담당한 위즈덤하우스의 선세영 편집자는 “이런 주제의 책을 오랫동안 구상했다. 왜냐하면 늘 책을 기획해야 하는 ‘기획자’인 나에게 필요한 주제였기 때문”이라며 기획 의도를 전했다. 이어 “적절한 필진을 찾는 와중에 브런치에서 ‘기획자에게 독서란’이라는 제목의 글을 발견했다. 기획자에게 책의 의미, 기획자가 책을 대하는 태도 등을 설명한 글이었는데, 와닿는 지점이 많았다. 그래서 연락을 드렸는데, 네이버에서 브랜드 기획자로서 일하신다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선 편집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기획자라는 직업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품 생산자든 마케팅 담당자든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만들고, 내놓는 사람들은 모두 기획자라고 생각한다. 원고에도 있는 내용인데, 아직 정식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지 않은 사람이더라도 살면서 ‘기획’과 마주할 일은 무수히 많다. 어쩌면 우리가 사는 삶 자체가 ‘기획’의 연속일 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책’이라는 도구를 일과 삶에서 즐겁게, 잘 이용하자는 말을 하고 싶었다. 키득키득 웃게 만드는 유쾌한 책도, 너무나 내 얘기 같아 깊은 위로를 가져다주는 책도 많다”며 “책이 어렵고 따분한 게 아니라 즐겁고, 내 세상을 넓혀주며, 언제나 나를 응원해주는 인생의 든든한 지원군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게 되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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