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가지않는 대학도서관... 지식창고에서 휴식공간으로
누구도 가지않는 대학도서관... 지식창고에서 휴식공간으로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1.07.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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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대학도서관이 위기를 겪고 있다. 물론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학술정보의 집합체로서 대학도서관이 학내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히 미미하다. 대학도서관이 이제는 자신의 존재감 어필을 위해 전략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지난해 발간한 ‘2020년 대학도서관 통계분석 자료집’에 따르면 대학 총결산 대비 자료구입비 비율은 0.8%이다. 전국 393개 대학이 지난해 약 30조원을 지출했지만, 이 중 자료구입비는 2,400억 정도였다. 지난 5년간 자료구입비는 1%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를 보여줬다. 학생들의 도서관 이용률도 저조했다. 지난해 대학생들의 평균 대출 책 수는 4.0권이었다. 2011년 8.3권이었던 수치는 한해마다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도서관이 아닌 집에서도 원하는 자료를 쉽게 찾는 마당에 오프라인 도서관 공간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 2020년 대학도서관의 전자자료 구입비는 전체 자료구입비 대비 69.4%이다. e-book으로 나온 단행본은 태블릿으로 열어보기도 한다. 전자 자료 이용률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물리적 공간으로서 대학도서관의 위상은 코로나 시대를 맞아 더욱 줄어들고 있다. 도서관 예산은 해마다 줄고, 인력 감축 문제까지 더해지고 있다. 역으로 사서의 업무 부담은 증가하고 있다.

최근 나온 『진화하는 대학도서관』(한울엠플러스)은 미국 도서관 전문가가 자국의 관점에서 대학도서관의 문제에 대해 조명한 책이지만, 한국 대학도서관의 현실에도 참고할만한 사례를 제공한다. 저자는 미 도서관 컨설팅 단체 윈드리버라이브러리의 대표 지넷 우드워드이다. 그는 여러 대학도서관에서 사서로 근무한 경험을 바탕삼아 이용자의 관점에서 대학도서관을 돌아보라고 말한다.

저자는 대학도서관이 안락한 휴식 공간의 기능도 수행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전통적인 ‘지식 창고’의 역할에 매여 있으면 안 된다. 낯선 공간에서 필요한 자료를 찾는 신입생이나 공부와 휴식을 위해 찾아온 학생들을 위한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지 고민해야 한다. 한국외국어대, 국민대 등 일부 대학도서관이 학생들을 불러모으기 위해 카페나 공연 무대를 설치하고, 공간 디자인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이용자들의 공간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대학도서관 평가 ‘우수 기관상’을 수상한 전주대는 ‘학습과 휴식을 복합적으로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저자는 물리적 공간인 대학도서관이 미래에도 제 역할을 하기 위해 사서들의 힘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그는 “사서가 대학도서관에서 많은 업무를 소화하고 있지만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동안 쌓아온 도서관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참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보 리터러시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전한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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