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환자에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
우울증 환자에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1.07.12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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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안타까운 죽음 소식이 잇따라 들려온다. 그 대상은 다양하다. 아직 꿈을 피워보지도 못한 고3 학생부터 전직 국회의원까지 특정할 수조차 없는 다양한 삶 속에 놓인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삶을 저버렸다. 서울시에 따르면 매년 한강 투신 인원만 500여명. 극단적 선택을 막기 위해 한강 다리에는 따듯한 글귀와 함께 월담을 막기 위한 물리적 장치가 날로 늘고 있다. 최근에는 투신을 예측·감시하는 AI 기술까지 등장했다. 이 모두가 생(生)과 사(死)의 갈림길에서 사를 차단하기 위한 분투다.

다만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극단적 선택을 막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다. 오히려 갈림길에 다다르기 전에 생으로 인도하는 편이 더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려면 극단적 선택에 관한 올바른 지식을 가져야 하는데, 그 일환으로 최근 대한신경과학회에서 ‘자살 시도자에 관한 잘못된 상식’을 공개했다.

흔히 자살이란 말을 입버릇처럼 꺼내는 사람은 정작 죽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은 그 전에 자살에 대한 경고나 사인을 보내기 때문에 학회는 그 어떤 말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심한 우울증 환자가 갑자기 편안해 보이는 것도 위험한 징후다. 실제로 자살예방지침서는 자살자 10명중 8명이 사전에 경고 신호를 보낸다고 설명하는데, 임상심리전문가 그룹 마인드웍스의 고선규 대표는 책 『우리는 모두 자살 사별자입니다』(창비)를 통해 사별자들의 유족은 사후에 ‘경고 신호가 그렇게 많았는데 왜 간과했을까?’라고 생각하며 “내가 만약 이렇게 했더라면(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이프 온리’ 사고에 빠지기 쉽다고 경고한다.

자살을 마음먹은 이상 그 어떤 방법으로도 자살을 막을 수 없다는 통념 또한 잘못된 지식이다. 학회는 매우 심한 우울증 환자도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죽을지 살지 고민한다며 그중 절대 다수는 죽기를 원치 않는다고 설명한다.

또한 자살 시도자는 매 순간 도움을 갈망한다. 자살자 2/3가 죽기 전에 여러 가지 신체·정신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다. 의사나 주변에서 환자에게 자살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기만 해도 살릴 수 있는데, 한국에서도 이 점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학회는 진단한다. 미국에서는 간호사도 처방할 수 있는 SSRI(선택적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 항우울제를 국내에서는 비정신과 의사가 60일 이상 처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약물복용과 함께 옆에서 자살에 대해 물어보기만 해도 30%가 자살 계획을 중단하고, 적절한 도움이 더해지면 90% 이상 죽음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자살 시도자에게 적절한 도움은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함께 있어 주는 것이다. 걱정하는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점을 인지시키고, 그들의 절망과 분노의 말을 경청하면서 비판을 피하고 동감하면 격동된 마음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이때 문제를 고치는 방법을 충고한다든가, 논쟁하는 태도는 피해야 한다. 비밀로 하기로 약속하는 행위 역시 피해야 한다. 도움을 얻기 위해서는 부득이하게 도움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는데, 그걸 신뢰 파괴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회는 심한 감정적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는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그들을 ‘안전하게 지키라’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곁에서’ 이야기를 듣고, 자살예방센터나 가족, 친구, 전문가와 ‘연결’시켜 준 후 계속 ‘감시’하라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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