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엽의 북한이야기] 북한의 코로나19 대응상태를 보며…
[방호엽의 북한이야기] 북한의 코로나19 대응상태를 보며…
  • 방호엽 교수
  • 승인 2021.07.0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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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엽 교수

북한은 코로나 19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지난해 1월 말부터 국경을 봉쇄한 가운데 통제를 지속해서 강화해 나가고 있다. 최근 들어 코로나 19가 장기간 지속하자 외부에 대한 보여주기식 선전과 내부 주민 불만 달래기 등의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코로나 19의 대응을 자화자찬하면서 인민의 승리라고 밝혔다. 제8차 당 대회와 제1차 시·군·당 책임자 비서 강습회에서는 참여자 모두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진행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와 조선직업총동맹, 조선농업근로자동맹,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등 직능단체별 전원 회의 확대 회의는 비대면으로 진행하면서 참여자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하였다.

이런 이중적인 모습 속에 방역체계를 관장하는 중앙인민보건지도위원회의 조직을 신설하고 서둘러 법률제정을 구현하는 등 철저하게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북한의 계획경제구조는 유엔의 대북제재로 산업가동률이 떨어지는 상태가 지속하고 있어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는 자립적 민족경제 건설 노선을 주장하며 독자적 생산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과는 별개이다.

여기에 북한 간부들의 부조리 행태만 지적하며 처벌 강화 등의 강공책으로 나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군이나 국가보위성 등 특수기관의 본위주의 타파를 내세워 부정부패나 개인의 무능함만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대응 매뉴얼을 보면 방역 등 보건 차원뿐 아니라 사회통제나 주민결속 등 감시수단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정치·사회적 여건을 최대한 활용해 주민의 불만을 잠재우는 북한의 전형적인 통치방식이다.

특히 북한 고위 간부들의 부패와 무능을 지적하며 당 정치국확대회의에서 최고위 간부를 해임한 조치를 취한 것은 내부적인 경각심이나 조직의 새로운 전환적인 차원도 있지만, 코로나 19의 돌파구마련이 어려운 상황에서 나타나고 있는 또 다른 전략으로 분석된다. 왜냐하면 이를 통해 내부적으로 주민의 불만이 최고점으로 나타나게 되어 체제 유지에 상당한 압력을 받는 점을 유추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별도로 북한은 부패와의 전쟁을 통해 위법행위를 저지른 이들에 대한 해임을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했다. 이런 모습은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하기도 했다.

북한은 코로나19의 실제 대응 방법에서는 많은 어려움을 갖고 있다.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변이 바이러스로 확장되는 상태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결국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을 비공식적으로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더욱 강해진 방역규제 속에 관련 책임자들의 감시활동을 독려하며 여기에 대한 처벌 수위도 강화되는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경직된 사회적 여건 속에 구속성과 개방성이 양립하는 상태로 구체화될 것이다. 코로나19는 북한에게 안보 차원의 엄중한 사안이다. 이를 고려하면 체제 유지를 위한 추가적인 조치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종합하면 코로나19에 대한 북한의 대응은 백신과 식량 지원을 받아들이는 가운데 권력형 통제가 양립하는 방식으로 나타날 것으로 점쳐진다. 진행 여부에 따라 추가적인 하급자 처벌의 개연성도 남아 있다.

[방호엽 통일연구원 프로젝트위원/재향군인회 안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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