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수스협동조합, 저작권 무상 공유 단편소설집 발간
셀수스협동조합, 저작권 무상 공유 단편소설집 발간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1.07.12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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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소프트웨어 무상 공유를 요구하던 프로그래머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카피레프트 운동이 문학계에서도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카피레프트는 카피라이트(지적재산권)에 반대해 지적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모든 사람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자는 운동이다.

셀수스협동조합(대표 김형진)은 최근 저작권 무상공유 단편소설집 『카피레프트 톨스토이 어깨에 올라타다』를 펴냈다. 책에 등장하는 소설은 <마지막 인사>(유니게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자), <오르빌인가요>(김정애 허난설헌문학상 수상자), <동경에서 만난 사람>(안재성 전태일문학상 수상자),<개한마리 키우기>(김남길 환경문학상 수상장) 등 12편이다.

소설 내용 못지않게 콘텐츠를 무상 공유하는 의미가 크다. 책 제목은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임종 직전 자신의 “모든 작품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유언을 바탕으로 지었다.

저자들은 “톨스토이가 앞서간 작가들의 작품을 읽으면서 소설 창작 실력이 좋아졌다고 말했듯, 저작권이라는 이름아래 일부가 이를 ‘독점’하지 말고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면 콘텐츠를 보다 쉽게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 수록된 단편소설들은 누구든 연극, 영화, 드라마, 웹툰 등 2차 저작물로 사용할 수 있다.

셀수스협동조합은 2015년 콘텐츠 독점에 반대하고, ‘콘텐츠 무상공유’를 목표로 결성됐다. 셀수스는 세상에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하던 시절 터키 지역에 세워져있던 도서관 이름을 본딴 것이다. 이 단체는 그동안 국회 세미나, 한국저작권 위원회 컨퍼런스 등에 참여해 카피레프트 운동의 필요성을 알려왔다. 지난 2018년에는 첫 번째 저작권 무상공유 시집인 『카피레프트, 우주선을 쏘아 올리다』를 펴냈다.

셀수스협동조합이 시집에 이어 소설집을 출간한 이유는 자신들의 창작물을 사람들에게 더욱더 많이 공유하기 위해서다. 셀수스협동조합 대표를 맡고있는 김형진 작가는 “사진과 글만으로 이루어져있는 시집은 사람들에게 사용되기 어려웠다”며 “메인 스토리가 있고 웹툰이나 드라마로 활용하기 쉬운 단편소설을 펴내게 됐다”고 말했다.

셀수스협동조합의 방식을 이용하면 누구든지 저작권 구입에 필요한 비용을 절약해 2차 저작물을 만들 수 있다.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게시판에 올라와있는 게시물을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다. 2019년 제주대 학생들이 공연한 연극 ‘노란 잠수함’은 이를 활용한 사례다. 김 작가의 동명 단편소설이 밑바탕이 됐다. 문학작품 외에도 사진, 오디오, 동영상 등 창작에 필요한 자료를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셀수스협동조합 측에 따르면 카피레프트는 저작권과 충돌하지 않는다. 저작권을 지나치게 강조해 콘텐츠를 ‘독점’하지 않고 무상 공유를 통해 저작권 구입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하게끔 돕는다. 김 작가는 “카피레프트 운동은 저작권을 부정하지도 않고, 또 그것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며 “선대 작가들의 소설이 나의 소설이 밑바탕이 됐듯, 나의 저작물도 다른 사람들이 쓸 수 있게 공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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