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치매를 두려워하는 걸까…
우리는 왜 치매를 두려워하는 걸까…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1.06.1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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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미 FDA가 최근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조건부 승인했다는 뉴스가 화제가 됐다. 효능에 대한 불안감은 존재하지만 18년만의 신약 등장에 치매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었다.

중앙치매센터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치매 발병률은 65세 이상 10%, 85세 이상에서는 40%에 달한다. 사회가 고령화될수록 치매 환자의 숫자는 늘어나고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치매에 걸릴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있다.

뉴욕타임스 추천도서이자 아마존 알츠하이머 분야 베스트셀러인 『여전히 같은 사람입니다』는 치매에 대한 두려움과 상실감을 그 근원부터 찬찬히 살핀다. 이어 치매인이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하고, 그들을 ‘환자’가 아닌 ‘인간’으로 대할 수 있도록 이끄는 관점을 제시한다.

저자인 린 캐스틸 하퍼는 7년간 미 뉴저지 요양 시설에서 치매인 담당자로 일하면서 치매를 앓는 사람의 성격 너머에는 변함없는 본질적 특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왜 치매를 두려워할까?’ ‘치매에 걸려 성격이 변했다면 더 이상 그 사람이 아닌 걸까?’ ‘우리는 늙어감을, 망각을,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등의 질문을 던지며 치매는 생각보다 우리 삶 가까이에 있음을 일깨운다.

또한 이 책은 외할아버지를 치매로 떠나보낸 경험을 지닌 저자의 솔직한 고백록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치매 연구 문헌을 살핀다. 이어 치매를 앓더라도 온전히 보존되는 인간 본연의 감각에 주목하면서 치매인은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이 아니라 여전히 ‘동일한 사람’임을 강조한다.

그는 “치매인의 고통과 치매인이 흔히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갈수록, 치매에 대한 사회의 반응이 치매 그 자체만큼 그들에게 큰 고통을 안긴다는 점을 더 깊이 확신하게 됐다”며 “문제의 원인은 단순히 치매인의 결함 때문이 아니라 비치매인이 거리를 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치매인과 비치매인의 공존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타진하며 치매인을 비롯한 중증 질환자들을 타자화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이 책은 오히려 아직 치매를 염려하기는 이른 나이의 사람들, 앞으로도 치매에 걸리지 않을 수도 있는 사람들, 가족이나 친구들을 통해 삶에서 어떤 식으로든 치매의 영향을 받게 될 사람들이 읽으면 유익할 만한 내용”이라며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의 근원을 살피고, 이런 문화에 의문을 제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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