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이 된 플랫폼 기업을 제어하는 방법은...
권력이 된 플랫폼 기업을 제어하는 방법은...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1.06.08 07: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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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BC 3,000년경 문자의 발명, 15세기 활판 인쇄술의 발명 그리고 21세기 네트워크의 발명은 3대 정보혁명으로 꼽힌다. 특히 네트워크 혁명은 앞서 두 번의 정보혁명이 인류의 삶을 바꾼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네 삶을 송두리째 뒤바꿨다. 24시간 네트워크에 연결된 상태에서 스마트기기를 통해 원하는 정보의 손쉬운 생산·공유가 가능해졌다. 책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미디어숲)의 저자인 강성호 금융위원회 서기관은 네트워크 혁명이 권력을 만들어 내는 방식까지 변화시켰다고 강조한다.

네트워크 혁명은 이른바 플랫폼 기업을 탄생시켰다. 독자와 언론사를 연결하는 네이버, 고객과 판매자를 연결하는 쿠팡, 여행객과 숙박업자를 연결하는 에어비앤비 등의 플랫폼 서비스가 그 산물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네트워크 혁명이 이룬 플랫폼 경제는 전통 경제학 이론과는 다른 작동 원리를 지닌다는 것이다. 기존 경제에서는 혜택이 클수록 더 비싼 가격이 요구됐다면 플랫폼 경제에선 부담을 일방(대개는 판매자)에게 부과해 이용자를 끌어모은다. 판매 시장이 확보되어야 소비 시장이 형성되고, 그래야만 그 둘을 연결하는 플랫폼 입지가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집단의 규모가 클수록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이런 현상을 저자는 ‘교차 네트워크 외부성’이라 일컫는다.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이 이용자에게 무료 서비스(공짜 점심)를 제공하는 이유다.

플랫폼 기업이 사활을 거는 것은 ‘싱글 호밍’(구매·정보 습득 통로 단일화)이다. “다른 플랫폼을 통한 소비자의 상품 구매를 막고, 자사 플랫폼을 통해서만 연결되도록” 하여 “고객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이탈하는 것을 막아 독점력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과거 아멕스카드가 가맹점에 자사 카드만을 취급하도록 강제하고, 2016년 쿠팡이 자사 상품이 네이버에 검색되지 않도록 조처하고,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검색포털 바이두에 자사 제품정보 노출을 차단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각 플랫폼은 고객 확보를 위한 자신들만의 거대한 세계를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플랫폼 간의 치열한 경쟁에 따라 삶이 편리해진 건 사실이지만, 부정적인 요인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건 IT 플랫폼이 제공하는 개인화 맞춤형 정보에 따른 확증편향. 저자는 “인쇄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의 세계관이 동질화되자 같은 민족이라는 소속감이 생겼다. 이 과정은 오늘날 SNS에서 성향이 같은 사람들끼리 뭉쳐 그들의 소속감을 강화하는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며 “반복되는 콘텐츠 소비를 통해 ‘남들도 내 생각과 같구나’, 심지어는 ‘내 생각이 정의롭구나’라는 편향된 생각을 심어준다”고 우려한다. 플랫폼이 개인화 기술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면서 플랫폼 이용자들의 확증편향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말이다.

가짜뉴스도 문제다. 과거에는 ‘사람이 먼저다’ ‘나라를 나라답게’처럼 “기억하기 쉬운 메시지가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지만 카카오톡과 네이버에 24시간 연결된 오늘날에는 참·거짓을 구분하기 어려운 ‘맥락이 있는 메시지’가 주목받기 때문이다. 저자는 “참·거짓이 정확히 확인된 메시지보다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메시지가 쉽게 유통된다”며 “(플랫폼이) 항상 선한 방향으로 작동하지는 않는다. 연결 그 자체는 가짜뉴스에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플랫폼의 ‘연결’ 기능은 기존 정치 권력을 대체하는 새로운 권력으로 부상했다. 2016년 12월 광화문 광장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인파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자생적으로 운집했고, 2019년 미국에서 촉발한 미투운동은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로 확산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트위터에서의 사이다 발언으로 큰 주목을 받았고,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역시 SNS를 창구 삼아 이른바 ‘트위터 정치’를 적극적으로 펼쳤다. 플랫폼의 정보 노출 권한은 곧 권력과 다름없었다.

일자리 창출에 있어서도 “기업은 때때로 정부에게도 갑”으로 자리했다. 저자는 “기업이 사회의 하나의 구성원으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사회를 지배하는” ‘기업사회’ 현상을 지적하며 “기업사회에서는 기업의 이윤 추구가 사회의 철학이 된다”며 “‘돈보다 정의를 생각하라’는 공자의 철학보다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 ‘영끌’처럼 일단 돈부터 벌자는 논리가 팽배해졌다”고 분석한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없을까? 저자는 플랫폼 경제의 폐단을 막기 위한 해결책의 하나로 ‘플산분리’를 주장한다. 플산분리는 플랫폼과 인접 산업을 분리하는 것으로 “네트워크 기업들이 플랫폼의 독점력을 이용하여 인접 산업에 마구잡이로 진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다. 구글이 유튜브를, 애플이 앱스토어를,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운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다소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 지난해 10월 미국 하원은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에 대한 기업분할을 권고한 바 있다. 이에 저자는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비대해진 플랫폼 기업에 대한 기업분할 및 플산분리를 공정한 경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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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이 2021-06-08 14: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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