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채 칼럼] 이재명, 이낙연, 정세균의 20대 구애 작전이 놓친 것들
[박용채 칼럼] 이재명, 이낙연, 정세균의 20대 구애 작전이 놓친 것들
  • 박용채 편집주간
  • 승인 2021.05.27 09: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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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채 편집주간
박용채 편집주간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총리(지지도 순서)가 20대를 겨냥해 내놓은 '대학 미진학 청년1,000만원 지원''군 전역자의 사회출발자금 3,000만원 지원''사회초년생 1억원 지원' 카드가 된서리를 맞고있다.

야권은 ‘허경영식 퍼주기’라며 포퓰리즘을 거론한다. 청년들 역시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최근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20대 초청 간담회에서는 ‘돈 준다고 표 안 준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돈으로 청년을 유혹하나’ ‘밑도끝도 없이 마구 던진다’ ‘제 돈 아니라고 퍼줄 생각만 한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것은 옛말이고, 20대의 시선은 싸늘하다.

여권 대권주자들의 20대 구애 작전을 이해 못할 바 아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20대의 지지율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훨씬 낮다. 진보를 참칭하면서도 계속돼온 위선, ‘그 때는 틀리고, 지금은 옳다’는 식의 내로남불과 무원칙 등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물론 그들의 발언을 무조건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다. 이 지사는 1,000만원 지원에 대해 절박한 청년의 삶을 받쳐줄 최소한의 장치라고 말한다. 이 지사가 말해온 기본소득론은 현행 기존 복지제도에 소액일지라도 약간의 소득을 추가로 얹자는 것이다. 금액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주느냐가 문제다. 이 전 대표의 신 복지 체제도 비슷하다. 기존 복지제도가 놓친 복지 수요를 찾아 범위를 넓히자는 방식이다. 결은 다소 다르지만 보편 권리로서의 복지이다. 정 전 총리의 기본 자산에 역시 같은 맥락이다. 

그럼에도 청년세대가 고개를 가로젓는 까닭은 뭘까. 무엇보다 청년 문제의 해결책을 현금으로 막겠다는 발상 자체에 대한 당혹감이 크다. 어렵게 대학을 나와도 취업할 곳이 마땅찮고, 설령 취업에 성공한들 최저임금을 약간 웃도는 임금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결혼과 출산은 언감생심이다. 내 집 마련은 구름 위의 얘기이다. 이런 청년들에게 몇천만원 쥐어 준 들 ‘언발에 오줌 누기’이다. 이를 감안하면 과연 대권주자들이 20대의 아픔을 진정성 있게 이해하고 있느냐는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2030이 갖는 민주당의 이지미가 '독단적이고, 말만 반지르하고 겉과 속이 다른 무능한 집단'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온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따지고보면 국민의 힘 대표선거를 앞두고 이준석 전 최고의원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도 이런 민주당의 이미지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다.  

현재의 청년세대는 해방 후 최초로 부모 세대보다 못살게 될 것이라는 암울한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하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노력하면 일자리를 구할 수 있고, 위험한 코인투자를 하지 않아도 성실하게 저축하면 결혼도 가능하고 아이도 낳을 수 있으며 내 집 마련의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일 게다. 이런 그들의 처지와 아픔에 공감하고, 이해하는 게 우선이다. 기성세대의 시간과 20대의 시간은 결코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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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 2021-05-27 15:35:38
허경영 : 세금 아껴 국민에게 돌려줌
기성정치인 : 세금 걷어 국민에게 찔끔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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