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포지교
관포지교
  • 관리자
  • 승인 2005.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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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회자되고 있는 관포지교의 주인공 관중의 삶
 
 포숙과의 깊은 우정을 뜻하는 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말의 주인공으로 또는 제(劑)나라의 부국강병을 이루어낸 전설적인 지혜의 명재상으로 알려진 관중. 제갈량은 자신을 관중에 비유했고 공자나 사마천 등도 그에 대한 상찬을 아끼지 않는 춘추전국시대 히로인이다.

 
 역사에 회자되고 있는 관포지교

 
 깊고 진한 우정을 뜻하는 관포지교의 주인공인 관중과 포숙의 첫 만남이나 우정이 꽃피는 과정은 정확히 알려진 것이 없다. 어떤 책에서는 어린시절부터 함께 수학했다고도 하며, 어떤 책에서는 성인이 된 뒤에 만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소설에서는 유학생인 포숙이 관중이라는 사내의 밑에서 배움을 얻기 시작하는 것으로 설정되었다. 포숙은 차츰 관중의 재능과 자질을 알아보며 그를 존경하게 되고, 조정에서 그를 등용하도록 하는 데에 앞장선다. 그러나 그 우정은 무조건적인 감싸주기나 자신의 본분을 잊어버리는 맹목적인 것이 아니었다.

 이 작품 속의 백미는 각자가 모시던 서로 다른 공자를 위해 숙명적으로 대결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인 그들이, 서로 어떻게 대처해 나가는지를 보여주는 병차 전투 장면이다. 망설임 없고 거침없이 움직이며 실행에 옮기는 포숙에게 평소에도 고뇌가 많고 신중했던 관중은 패배한다.

 이 장면은 박진감 넘치는 영화적인 묘사로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처럼 이 책은 관중을 비롯한 춘추시대의 영웅들이 엮어낸 역사적 진실과 상상력을 통해 관중과 포숙 개개인의 인간적인 면모와 우정의 깊이를 느끼게 해준다.

 
춘추시대 제환공과 만나다
 
 주왕실을 둘러싸고 수많은 제후국들이 명멸하던 춘추시대 전기, 권력의 방향을 따라 음모와 술수가 끊이지 않으며 혈육 간의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끊이지 않던 이 시기에 최초의 패자로 등극한 제나라 환공. 그 뒤에는 명재상 관중이 있었으며, 선의의 경쟁자이자 더할 수 없는 우정을 나눈 동료였던 포숙과의 깊은 인연이 숨겨져 있었다.

 양공의 죽음 이후 유력한 왕위 계승자였던 공자 규를 제치고 공자 소백이  발빠르게 왕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난세의 흐름을 읽고 뛰어난 지략을 발휘했던 포숙의 도움 때문이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한 발의 화살로 환공을 죽이려 했던 관중의 지혜 또한 놀랍다.

 이 책에는 이처럼 수많은 영웅들이 왕위와 패권을 둘러싸고 때로는 손잡고 때로는 대립하는 비정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편 관중이 이 그가 모시던 공자 규를 따라 죽지 않고, 한때 적이었던 환공의 신하가 된 사실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평가가 분분하다. 관중과 함께 공자 규를 섬긴 소홀은 죽음을 택했으나 관중은 살아남았다.

 그리고 환공을 위해 자신의 모든 능력을 아낌없이 바친다. 이것은 단지 정세나 대세의 흐름에 따라 지조 없이 움직였다기보다는 국가와 백성이라는 대의를 위해 일함으로써 더 큰 대의를 이루고자 했던 정치가로서의 결단이었다고 볼 수 있다.

 
뛰어난 전략가이자 정치가
 
 관중은 그 이름과 일화가 포숙과 함께 널리 알려진 데 비하면, 실존의 흔적이나 정확한 생몰연대를 알 수 없는 수수께끼의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중이 아직까지 사가에 의해 회자되고 있는 것은 관포지교의 주인공이어서가 아니라 전략가이자 뛰어난 정치가였기 때문이다.

 그는 일찍이 “창고가 가득 차야 예절을 알고 의식이 족해야 영욕을 안다”고 경제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즉, 그는 백성을 편안하게 살게 하는 것이 정치의 요체임을 깨닫고 경제발전을 위해 생산과 유통을 중시했으며 무역을 통해 식량문제를 해결하고 식량과 소금의 무기화로 내륙국가들을 통제하는 정치적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경제발전의 토대위에서 부국강병을 이루어냈던 것이다.

 제환공 역시 자신을 활로 쏘아 죽이려고 한 관중을 만난 후 3일 밤낮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그의 정치철학에 탄복한 후 40년 동안 관중에게 정권을 맡기고 일체 간여하지 않았다. 또한 관중을 헐뜯는 어떤 비방에도 흔들리지 않고 그를 믿고 정사를 맡겨 일관되게 정책을 펼 수 있도록 했다.

 현실정치의 중요성을 알고 군주가 누구인가보다 나라와 백성을 잘 다스리는 일을 첫 번째로 꼽았으며 빈부의 격차를 줄이고 경제의 안정을 강조했던 관중, 그는 내치와 외교를 통해 나라의 이익을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있는 유연성을 보여주었다.

 
 관중의 인간적인 고뇌에 초점
 
 이 작품의 묘미는 설화적 상상으로 존재했던 관중의 실체를 단지 그 우수한 두뇌나 책략과 정치 능력에만 맞추지 않았다는 데 있다. 작가는 관중이라는 인물에 결코 팔방미인의 성격을 부여하지 않으며 오늘날의 평범한 현대인들과 같은 위치에 놓고 바라본다.
 즉 역적의 후손이라는 오해를 받아 세상에 나아가고 싶어도 그 뜻을 펼 수 없으며 사랑하는 여인을 중상모략으로 잃어버리고 자신의 제자인 포숙과의 대결에서도 번번이 뒤지고 마는 질투와 절망과 한계를 포함한 인간적인 고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 소설속에서 관중은 그 진위를 알 수 없는 역사서의 박재된 존재가 아닌 살아 숨쉬는 인간으로 태어났다. 냉정한 사상가, 정치가의 모습만을 전하는 문헌 자료가 놓칠 수밖에 없는 뜨거운 가슴을 가진 인간의 체취를 소설적 상상력을 통해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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