낀세대 된 X세대, 『나 아직 안 죽었다』
낀세대 된 X세대, 『나 아직 안 죽었다』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1.04.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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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꼰대도 아니고, 요즘 것들도 아닌 세대. 이른바 ‘신인류’라 불렸던 세대. 일정한 관습에서 벗어나 저마다의 자유로움을 추구했던 세대. 바로 X세대다. 이 말은 1991년 캐나다 출신의 작가 더글라스 커플랜드의 소설 『X세대, Generation X』에서 유래됐다. 소설에는 삶의 의욕을 상실하고, 방황하는 젊은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사전은 X세대를 ‘무관심·무정형·기존 질서 부정 등을 특징으로 하는 1965년∼1976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로 정의한다. 주로 90년대에 청춘 시절을 보낸 그들은 워크맨과 삐삐를 들고 다녔고, 신승훈과 서태지의 노래에 열광했으며, 왕가위의 영화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 심취했다. 90년대 한국 대중문화의 부흥을 이끌었던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나?

책 『나 아직 안 죽었다』(한빛비즈)의 저자 김재완은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는 위로는 베이비부머, 아래로는 MZ세대 사이에 낀 74년생 X세대다. 역사와 글쓰기를 좋아해 『찌라시 한국사』 『찌라시 세계사』 등을 출간하며 ‘작가’ 타이틀을 얻었다. 이 책은 저자가 “세대 구분 없이 편하게 읽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완성됐다. 책에 실린 에피소드는 출간 전 <오마이뉴스>에 연재돼 누적 조회 수 32만을 찍는 등 인기를 얻었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나를 만들었던 따뜻하고 재미난 가족과 추억에 대해서, 열심히 부속품 역할을 하다 뒤통수 씨-게 맞은 직장 생활(좌천, 공황장애와 극복)에 대해서,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 자신에게 집중해 살게 된 현생에 대해서 주절거리는 이야기”다. 서로의 인생사를 토닥여줄 수 있는 따뜻한 수다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바람이 오롯이 담겼다.

특히 눈길을 끄는 에피소드는 ‘택배는 엄마를 싣고’이다. 대학 시절 자취할 때는 물론, 결혼하고 나서도 엄마의 택배는 쉬지 않고 저자에게 배달된다. 엄마가 보낸 택배 속 음식들로 그는 원기 회복, 비염과 탈모 치료에 정신적 안정감까지 얻었다. 그러던 어느 날, 택배를 보내다 몸살이 난 엄마에게 저자는 택배가 급한 것도 아니니 제발 좀 쉬라고 나무란다. 그러자 돌아오는 대답.

“알지! 우리 아들 마음 내가 왜 몰라. 엄마 괜찮으니까 걱정 말아. 내가 택배 보내는 게 유일한 낙이야. 내가 너 장가 갈 때 해준 게 없어서, 이렇게라도 해줘야 내 마음이 편해.”

저자는 험한 세상을 외로이 구르는 짠한 회사원이고, 효도가 마음처럼 되지 않는 어설픈 아들이며, 자신의 ‘진짜 인생’을 찾기 위해 분투하는 외로운 인간이다. 그것은 이 책을 읽고 있는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저자는 “내 또래들은 마음껏 함께 추억을 회상하고, 중간중간 ‘나는 어땠나’ ‘지금은 어떤가’ 하면서 앞으로의 삶을 재정비하고, 젊은 친구들은 ‘아, 사람 사는 거 크게 다르지 않구나’ ‘저 땐 저랬구나’ 하면서 재밌게 읽어주면 좋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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