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묵의 3분 지식] 맥도날드화는 사라질까?
[조환묵의 3분 지식] 맥도날드화는 사라질까?
  • 조환묵 작가
  • 승인 2021.04.2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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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바깥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며칠 사이에 맥도날드 햄버거를 연이어 먹을 기회가 생겼다. 빅맥은 예전에 맛있게 먹었던 맛 그대로였다. 건강에 좋지 않은 정크푸드(Junk Food)라고 외면하기도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이 즐겨 먹는 것 같다.

코카콜라와 함께 맥도날드는 미국문화의 상징이자 패스트푸드의 대명사로 전 세계 120여 개국에 3만 6천여 개의 매장이 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해마다 맥도날드의 빅맥 가격을 비교하여 전 세계 통화의 구매력 지수를 나타내는 빅맥지수를 발표하고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에는 88 서울 올림픽 때 압구정동에 1호점이 오픈되어 현재 400여 점포가 있다.

필자는 맥도날드와 얽힌 에피소드가 한 가지 있다. 오래전에 외식사업 공부를 위해 맥도날드에 대한 책을 서점에서 여러 권 산 적이 있다. 맥도날드는 패스트푸드뿐 아니라 외식 프랜차이즈의 교과서이기 때문이다. 책장에 꽂혀있는 책등에 맥도날드 글씨가 보이는 책을 전부 구입했다. 내용은 보지도 않은 채 말이다.

그런데 집에 와서 펼쳐보니 그중의 한 책이 전혀 엉뚱한 사회학 서적이었다. 그 책이 바로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The McDonaldization of Society)』이었다.

미국의 사회학자 조지 리처(George Ritzer)가 쓴 사회비평서로 현대 사회학의 고전이다. 맥도날드는 이 책의 주제가 아니라 ‘맥도날드화’라는 과정에 대한 사례이자 하나의 패러다임일 뿐이다. 그는 미국의 대표적 패스트푸드 회사인 맥도날드를 모델로 현대사회의 특징을 설명했다.

맥도날드화(McDonaldization)란 맥도날드로 대표되는 패스트푸드의 효율성을 앞세워 사회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현상을 의미한다. 미국식 생활양식의 상징인 맥도날드의 패스트푸드 시스템에 적용되는 효율성, 예측가능성, 계산가능성, 통제가능성이라는 4가지의 합리성 원칙이 전세계로 퍼져 나가 현대사회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원칙인 효율성은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적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맥도날드는 배고픈 상태에서 배부른 상태로 가는 가장 편한 방법을 제공한다. 주문, 조리법, 서비스 등 모든 과정을 매뉴얼로 만들어 효율성을 추구한다.

두 번째 계산가능성이란 상품의 양과 가격, 서비스에 걸리는 시간 등 양적 측면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고객들은 ‘많이 빨리 값싸게’ 제공받고, 직원들도 ‘많이 빨리 값싸게’ 일한다. 모든 것을 측정하고 효율적인지 평가한다.

세 번째 예측가능성은 제품과 서비스가 언제 어디서나 동일하다는 확신이다. 맥도날드의 빅맥은 세계 어느 곳에서든 맛과 품질, 서비스와 인테리어가 거의 같다. 전 세계 어딜 가도 표준화되고 획일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예측이 가능하다.

네 번째 원칙은 통제가 강화되고 무인기술이 인간을 대체한다는 것이다. 맥도날드화된 시스템에서는 주문, 조리, 서비스, 직원 관리 등 모든 과정이 매뉴얼에 따라 통제되고 무인기술로 속도와 효율성이 높아진다.

맥도날드 매장에는 3가지 규칙이 있다. 첫째, 30초 안에 음식을 주문하게 하라. 둘째, 5분 안에 음식이 나오게 하라. 셋째, 15분 안에 먹고 나가게 하라. 이렇듯 맥도날드화의 특징은 한마디로 대량생산과 표준화된 시스템, 매뉴얼화라고 할 수 있다. 맥도날드들은 도처에 널려있다. 피자, 치킨, 베이커리, 김밥집, 커피숍, 편의점, SPA의류, 대형마트, 멀티플렉스 극장 등 온갖 종류의 프랜차이즈 업체들뿐 아니라 대형병원, 상조업체, 학교 등에까지 널리 퍼져있다.

조지 리처는 합리성을 바탕으로 막대한 이익을 제공하는 맥도날드화의 이면에는 합리성이 초래하는 불합리성이 존재하고, 인간 자체를 비인간화시키는 폐해가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맥도날드화는 소품종 대량 생산체제에 적합하다. 그러면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로 바뀌면 맥도날드화가 사라질까? 어떤 사람들은 큰 흐름에서 볼 때 맥도날드화가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맥도날드식 생산방법이 한계에 부딪힌 것도 사실이지만, 맥도날드화가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 또한 너무 단순하다.

몇 년 전만해도 가끔 눈에 띄었던 도시의 구멍가게가 거의 자취를 감추었고, 골목의 예쁘고 특색 있는 동네 카페가 어느 날 갑자기 프랜차이즈 커피숍으로 바뀌는 걸 보면, 맥도날드화가 가지고 있는 힘은 여전히 건재한 것 같다.

 

■ 작가 소개



조환묵

(주)투비파트너즈 대표컨설턴트.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IT 벤처기업 창업, 외식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실용적이고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당신만 몰랐던 식당 성공의 비밀』과 『직장인 3분 지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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