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고대사 시대 분류는 도구 아닌 사람이 중심돼야”- 윤내현의 『한국 고대사』
[리뷰] “고대사 시대 분류는 도구 아닌 사람이 중심돼야”- 윤내현의 『한국 고대사』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1.04.08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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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고조선사를 비롯해 한국 고대사 연구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윤내현 교수가 『한국 고대사』란 새 책을 냈다. 기존에 출간한 1천여 쪽이 넘는 『고조선 연구』(상·하)와 900여 쪽에 가까운 『한국 열국사 연구』를 250여 쪽 분량으로 압축하고 새로운 연구성과를 담았다.

윤 교수는 단국대 사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를 취득한 뒤 하버드대 대학원 동아시아역사언어학과 등에서 수학했다. 단국대 박물관장, 부총장 등을 역임했으며 단국학회 회장, 남북 역사학자 공동학술회의 남측 단장 등을 지냈다. 기존 학계 사학자들을 일제의 식민사관에 입각한 연구자들이라고 비판하며 동아시아의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기존 역사 분류에서는 고대사를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로 구분하거나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등으로 구분했다. 하지만 윤 교수는 이를 적절치 않은 분류법이라고 지적하며 다른 분류법을 제시한다. 기존의 분류법이 도구를 중심으로 역사를 나누었다면 그가 제시하는 새 구분법은 사람을 중심으로 두고 사회의 특징을 기준으로 삼는다.

이에 따라 선사시대, 원시 시대로 이름 붙여왔던 한국 고대사의 먼 시기를 국가 이전 시대라는 새로운 용어로 대체하면서 한민족이 고조선을 세우기 전에 어떤 사회적 변화를 거쳤는지 살핀다. 이어 고조선을 거쳐 고조선의 거수국(제후국)이던 여러 나라가 독립해 열국시대가 전개되는 상황도 알려준다. 특히 열국시대를 규정하는 특징도 흥미롭다. 그는 ‘한민족의 분열’ ‘거주민 이동과 거수국들의 지리적 재편성’ ‘중앙집권적 군현제국가의 등장’ ‘철제 농구 사용’ ‘외래문화와의 혼합’ 등의 테마로 이 시기를 설명한다. 이러한 새로운 사회 형태로의 출발은 한국사에서 고대사가 종료되고 중세사회로 접어드는 계기가 됐다는 게 윤 교수의 설명이다.

책을 펴낸 출판사 만권당 관계자는 “책을 읽는 독자들 가운데는 그 내용이 그간 통용되어 온 한국 고대사와 너무나 큰 차이가 있는 데 놀랄 사람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분명하게 말해두고 싶은 것은 이 책에 실린 필자의 견해는 기본 자료에 따라 철저하게 고증연구된 결과”라고 말했다.

『한국 고대사』
윤내현 지음 | 만권당 펴냄 | 280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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