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도서출판 라곰이 최근 펴낸 책 『여자 사람 검사』가 출판계의 화제다. 책은 보수적인 조직으로 정평이 나 있는 검찰에서 여자 검사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일상을 담아낸 에세이다. <내부자들> <더 킹> <비밀의숲> 등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야망있는 검사 캐릭터와는 결이 다르다. 오히려 JTBC 드라마 <검사내전>의 분위기에 가깝다. <검사내전>은 지방 검찰청 검사들의 일상과 사연을 담아낸 드라마다.
저자는 세명이다. 모두들 9년차 검사이자 아이 엄마다. 책에서 묘사된 현실 검사의 모습은 일반인들의 현실과 다르지 않다. 중고나라에서 1만원이라도 저렴한 카시트 구하기, 시댁 명절살이를 피하고 싶어 당직을 자처하기, 연예인 덕질에 빠져 부부관계가 위기에 빠지는 이야기 등 자신들의 경험을 소개한다.
다만, 가정폭력, 소년범죄, 성범죄 등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자신들이 느낀 바를 전할 때는 진중한 모습을 보인다. 소년범의 엄마를 대할 때는 그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놓으면서도 처벌과 동시에 이들의 관계 회복을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보육교사가 아이의 머리를 식판으로 내리친 사건에서는 피의자를 몰아붙이지만 보육교사가 처한 근무 환경과 해야 할 일을 되돌아보며 현실개선이 더 우선되어야 했던 건 아닌지 사유해본다. 이들이 검사가 된 이유는 저마다 다르지만 목표는 “나쁜 놈들이 제대로 처벌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전한다.
이번 책의 저자 중 한 명인 박민희 검사는 “‘내가 검사야!’라는 메시지를 담기보다, ‘나는 검사지만’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소소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옆집에 살고 있는 여자 사람 검사의 평범한 이야기. 여론의 질타와 뭇매를 맞는 검사도 한 가정의 평범한 엄마인 그런 이야기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