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라이프? 일본식보다는 스웨덴식으로
미니멀라이프? 일본식보다는 스웨덴식으로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1.04.05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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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B씨의 18평짜리 집은 잡동사니로 가득하다. 칠순이 넘은 노년이지만 쌓아놓은 물건을 버리지 못했고 새 물건을 계속해서 모았다.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거나 정리를 해서 될 일이 아니었다. 왜 물건을 모으는지 그 마음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었다.”

책 『오늘부터 그 자리에 의자를 두기로 했다』(필름출판사)가 전하는 사례 중 일부다. 저자는 정리 컨설팅 ‘공간치유’의 윤주희 대표이다. 책은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간직해야 할지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끔 돕는다.

저자는 저장강박증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공간 정리를 도왔다. 저장강박증은 물건을 무작정 모으거나 물건을 버리는 것에 불안을 느끼는 증상을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강박증을 지닌 사람들은 과거에 대한 트라우마를 심리적으로 보상받기 위해 물건에 과도하게 집착을 보인다. 심한 경우 물건을 모을 것인지 버릴 것인지 그 행동을 지시하는 전두엽이 기능하지 못해 발생하는 만큼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다만 치료에 앞서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물건에 대해 애착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 대한 주변의 도움도 필요하다. 저자는 “가장 소중한 것을 비움에서 찾을 수 있음을 안내해주며 물건을 하나씩 버릴 수 있도록 가족과 이웃들이 보듬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저자의 시각도 눈여겨볼 만하다. 미니멀라이프는 최근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재택근무에 익숙해지면서 주목받는 분야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조금 더 간편하고 실용적인 생활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불필요한 물건을 정리하는 것이다. 자연스레 미니멀라이프의 선도주자인 유럽과 일본의 스타일에 주목하게 됐다.

다만 저자는 일본의 미니멀라이프 스타일이 한국에는 맞지 않는다고 꼬집는다. 일본은 지진을 자주 겪으면서 안전을 위협하는 물건을 집안에 두지 않는 게 일상화돼 있다. 반면 한국은 가족 중심적으로 공간과 가구를 배치한다. 이 때문에 무작정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할 경우 자칫 가족들의 소중한 기억이 담긴 물건까지 버리는 실수를 할 수도 있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스웨덴식 미니멀라이프를 권한다. ‘라곰’으로 설명되는 스웨덴식 라이프스타일은 많지도 적지도 않은 딱 적당한 만큼 물건을 채워넣는 생활방식을 의미한다. 동양철학의 ‘중용’과 비슷한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미니멀 라이프는 물건을 무작정 버리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어울려 행복한 공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적절히 남기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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