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이슈, 매체 성향 따라 정파성 커져
성소수자 이슈, 매체 성향 따라 정파성 커져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1.03.19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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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순 연세대 교수, 보수·진보 언론 5년간 기사 분석
-조선·동아는 사건형식 보도, 퀴어축제에 부정적 프레임
-한겨레·경향은 혐오와 차별에 초점 둬 문제해결 노력

[독서신문 송석주기자] 성소수자 이슈에 대한 언론 보도가 매체 성향에 따라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책 『네트워크와 혐오사회』(한울 아카데미)의 공동 저자인 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19년 한국사회의 매체 정파성과 성소수자 담론 텍스트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성소수자 문제에 대한 보수·진보성향 매체를 비교 및 분석했다.

분석은 2014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5년간 게재된 기사 중 성소수자를 검색어로 설정한 뒤 토픽모델링 분석과 주요 단어의 빈도 및 연결 중심성 분석을 추가해 이뤄졌다. 이에 따르면 해당 기간 중 성소수자 문제를 다룬 기사는 보수성향인 <조선일보> 329개, <동아일보> 344개였던 반면 진보성향인 <한겨레신문> 1,109개, <경향신문> 1,340개로 조사돼 진보매체의 보도 분량이 보수성향 매체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내용에서도 차이가 컸다. 조선과 동아는 주로 외국사례, 성 갈등, 퀴어축제, 문화에 초점을 맞춘 기사들을 많이 보도했다. 반면 한겨레와 경향은 성 소수자 인권, 성 갈등, 차별금지법, 국내정치에 초점을 맞춘 기사들이 많았다. 조 교수는 “보수성향 신문들은 성소수자 이슈에 대한 문제나 갈등 해소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성소수자 이슈와 관련한 사건이나 사례, 영화 내용 등을 더 중요하게 보도했다”며 “또 퀴어축제에 대한 부정적 기사를 보도함으로써 성소수자 이슈를 부정적으로 프레이밍 했다”고 전했다. 그는 “반면에 진보성향의 신문들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나 차별에 더 초점을 맞춰 인권적·제도적 차원에서 성소수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분석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과 같은 플랫폼과 달리 유튜브에서 특히 성소수자와 관련한 콘텐츠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성소수자 이슈에 대한 지지 혹은 혐오는 이용자들의 행태와 맞물려 복합적으로 나타난다”면서도 “사람들의 동종 선호 심리와 선택적 노출행태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확산시키는 중요한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체의 정파성이 증가하고 동기화된 유권자들이 증가할수록 의견이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과 타협은 요원해지고, 생각이 다른 집단을 배척하고 혐오하게 될 가능성이 커 성소수자 권리증진과 사회통합에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해결방안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는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자신과 성향이 다른 사람과 집단에 대한 관용할 필요가 있다며 언론 역시 정파적으로 보도하기보다는 균형 잡힌 시각에서 보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네트워크와 혐오사회』는 조 교수 외에 임정재 연세대 사회학과 연구교수, 강신재 연세대 박사, 이훈 경희대 교수,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 등 10여명의 전문가들이 필자로 참여해 혐오의 원인과 메커니즘, 분노가 범죄로 이어지는 과정 등을 분석하고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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