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잘 지냈어?’ 청소년 소설들의 뒷이야기 『두 번째 엔딩』
[리뷰] ‘잘 지냈어?’ 청소년 소설들의 뒷이야기 『두 번째 엔딩』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1.03.07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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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우아한 거짓말』 『아몬드』 『페인트』 등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소설의 외전집이다. 김려령, 손원평, 이희영 등 작가 8명이 자신의 소설 8편의 뒷이야기를 썼다. 안부가 궁금했던 전작의 주인공들을 다시 만날 수도, 주인공이 아니었던 인물들의 속내를 조금 더 들여다볼 수 있다. 이 책은 창비 청소년 문학 100권을 기념해 기획됐다.

각 작품은 전작에서 주인공이 아니었던 인물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주인공의 언니, 친구, 아버지부터 사건의 목격자 등 새로운 시점으로 원작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전달한다.

「상자 속 남자」는 타인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 윤재의 일화를 다룬 『아몬드』(손원평 작가)의 외전이다. 주인공 윤재는 짧은 등장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 통찰력을 더한다. 이야기는 택배 기사인 남자의 시점으로 순수한 선의와 연대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모니터」는 『페인트』(이희영 작가)의 외전이다. 전작이 국가에서 NC센터를 설립해 양육 공동체가 실현된 미래 사회를 그리고, 아이의 시점으로 부모를 면접하는 내용을 다뤘다면, 이번 외전은 NC 센터의 직원 ‘가디’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가디가 입양된 아이들을 모니터링 하면서 우리가 보는 세상은 과연 변했는지를 주인공의 시점으로 되묻는다.

이 외 여러 단편 소설 작품들이 여러 뒷이야기를 통해 독자에게 흥미를 주고 있다. 「언니의 무게」(김려령 작가)는 동생의 괴롭힘을 막지 못해 죄책감을 견디고 사는 언니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다뤘으며, 「초보 조사관 분투기」(배미주 작가)는 기후 변화와 전쟁으로 파괴된 서울로 파견돼 바이러스를 추적하는 인턴 역학 조사관의 분투기다.

축구 선수를 그만둔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이른 나이의 실패를 규정짓는 사회를 비판하는 「서브」(백온유 작가)와 가족의 탈북 결정으로 자신의 꿈을 포기해야할 처지에 놓인 북한 소녀의 미래 「보통의 꿈」(이현 작가), 차별적 시선을 견디고 살아가야 할 아이에게 보내는 다정한 환영 인사인 「초원조의 아이에게」(구병모 작가), 강화도 농촌에서 농부로서 꿈을 키워 가는 광수의 성장을 다룬 「나는 농부 김광수다」(김중미 작가) 등의 단편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원작을 읽지 않았어도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는 점이 이 작품의 매력으로 다가온다. 전작을 접한 이들이라면 이 작품을 읽고 전작을 다시 읽어보는 것도 신선한 독해가 될 듯하다.

『두 번째 엔딩』
김려령 외 지음 | 창비 펴냄 | 320쪽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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