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거나 어려운 일에 부딪혔나요?… 동네 한 바퀴를 걸어봅시다
힘들거나 어려운 일에 부딪혔나요?… 동네 한 바퀴를 걸어봅시다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1.02.23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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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어떤 이들은 잠을 자거나 산책을 한다. 친구와 수다를 떨고, 먹방으로 달래는 이들도 있다. 여러 다양한 행동을 통해 생각을 잠시 멈추는 것이다. 놀라운 점은 그러한 ‘멈춤’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도움을 준다. 통상 심리학에서 말하는 ‘브루잉 효과(Brewing effect)’이다.

브루잉 효과는 해결이 요원한 문제에 관해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탐색하던 것을 일시적으로 멈출 때, 오히려 결정적인 영감이 떠오를 수 있다는 심리학 용어다. 심리학자들은 브루잉 효과가 단순히 생각을 멈추는 게 아니라 기존의 전반적인 사고 과정을 잠재의식 영역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문제를 무의식과 의식의 중간 과정에 위치시키는 과정에서 브루잉 효과가 발현된다.

책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미디어숲)의 저자 장원청은 브루잉 효과를 유레카(evrica)에 빗대 설명한다. 유레카는 고대 그리스의 과학자인 아르키메데스가 왕관이 순금인 것을 어떻게 증명할지를 고민하던 차에 목욕을 하면서 금의 순도 측정법이 떠오르자 외친 감탄사이다. 잘 풀리지 않는 문제에 골몰하던 아르키메데스가 하던 일을 멈추고 욕조에서 목욕을 하던 중에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데서 유래한다. 한글로는 ‘알았다!’ ‘왔다!’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저자는 브루잉 효과를 제대로 경험하려면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책상 앞에서 머리를 쥐어짜낼 때보다 잠시 산책을 하다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 순간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며 “어려운 문제를 내려놓으면 우리의 뇌는 이전에 느낀 심리적 긴장감을 없애고 부정확한 부분을 잊어버리며 사고가 일시 정지된다. 잠재의식 면에서 독창적인 사고를 형성하는 데 유리해진다”고 설명한다.

문제에 관한 고민을 잠시 유예하고 다른 일을 생각하는 방법은 사람들이 고정된 사고 패턴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고 새로운 절차와 방법을 얻을 수 있게 해준다. 다시 말해 문제를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일과 휴식의 결합 같은 사업 이념이나 시간을 나누는 것을 기반으로 각종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 모두 브루잉 효과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한다.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이 사옥 내부에 산책로를 조성한 것 역시 이런 현상과 무관치 않다.

저자의 말처럼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끝까지 매달리거나 자기 능력을 의심하는 것은 자존감을 낮추는 일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잠시 문제를 내려놓고 휴식을 통해 정체된 사고방식을 끊어내는 데 있다. 잠깐의 산책이 기분 전환에 도움을 주는 것처럼 우리의 뇌는 문제로부터의 ‘멀어짐’ 혹은 ‘거리두기’를 통해서 새로운 사고방식을 습득하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책 『휴식 수업』의 저자 김찬에 따르면 꾸준한 산책과 걷기는 특정한 과제를 끝마치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자기효능감’을 높인다. 다시 말해 산책은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우울증 개선 및 정신 건강에 도움을 준다. 그는 “산책은 걷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운동이지만 달리 보면 하나의 휴식 방법”이라며 “그러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며 머리를 싸매도 정리되지 않던 생각들이 절로 정리되는 경험을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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