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전혀 다르게 바꿀 것이며, 그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처럼 말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자연 환경, 산업과 일자리, 국가와 정치, 금융과 부동산, 교육, 삶의 방식과 태도까지 모든 면에서 거대한 파도가 밀어닥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의 발표 자료에 의하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세계화, 도시화, 기후 변화와 맞물려 더 빈번하게 나타나는 전염병의 패턴이 된다고 한다. 전 세계의 물리적 초연결성으로 인해 전염병이 불과 며칠 만에 폭발적으로 확산한다는 뜻이다. 촘촘히 연결된 교통과 비행노선 때문이다. 도시 집중으로 인해 높아진 인구 밀도, 기후 변화에 의한 전염병 발병률 악화도 주요 원인이다.
코로나19뿐 아니라 미래의 팬데믹(Pandemic, 전염병의 대유행)은 더 많이, 더 빨리, 더 심각하게 다가온다고 한다. 물론 과거의 흑사병이나 천연두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는 않는다. 불과 몇 개월 만에 치료제를 만들고 아무리 빨라도 수년이 걸린다는 백신 개발도 1년만에 해냈다. 고도의 기술로 이뤄진 문명사회가 코로나19를 빨리 퍼져나가게 했듯, 아이러니하게도 그 기술 덕분에 전염병 위기를 빨리 극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몰고 온 변화의 쓰나미는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 일상 생활 속에서 변화를 느끼고 있지만, 코로나19가 변화의 시계 바늘을 과거보다 100배 빠른 속도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책 『세계미래보고서 2021』 ‘포스트 코로나 특별판’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찾아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전 분야의 대변혁에 대한 세계 66개국, 4,500명의 전문가와 학자, 기업인의 긴급 진단과 전망이 담겨 있다.
이 책에서는 비대면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온라인으로의 이동 가속화, 도심 부동산 불패의 신화를 깬 재택근무, 대학 학위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온라인 교육, 콘퍼런스와 여행 분야의 변신을 주도한 가상현실, 공유경제의 가속화와 독립형 근로자의 확산, 일자리의 파괴와 기본소득제 실험, 핀테크 시장의 판도를 바꾼 인공지능,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생명공학까지 다루고 있다.
먼저 ‘부의 미래’에서는 역사상 가장 큰 부의 이동을 예상한다. 거대한 부의 이동이 마지막으로 폭발할 곳은 바로 온라인이다. 개인에게도 부의 이동 기회가 왔다. 미래의 부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아이들의 꿈이 유튜버가 되는 시대가 왔다.
‘교육의 미래’에서는 온라인 교육이 보편화돼 대학 학위 무용지물의 시대가 온다고 지적한다. ‘파괴적 혁신’으로 유명한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는 ‘10년 안에 미국 내 절반의 대학이 파산한다’고 경고했다. 이미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인류의 미래’에서는 상상이 현실로 다가온 인류의 우주 생활을 내다본다. 돈만 있으면 개인이 우주 여행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달나라 여행이나 화성까지 여행할 수 있는 날이 곧 다가올 것이다.
‘시민의 미래’에서는 코로나19가 전통적 경제 논리를 다시 생각하도록 하고, 미래를 대비해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가 당면 과제가 되었다고 밝힌다. 이른바 코로나 자본주의가 도래했으며 누구나 미래학자로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가와 정치의 미래’에서는 국민을 24시간 만나는 인공지능 정치인의 탄생을 예고한다. 실제로 인공지능 정치인이 인간 정치인을 곧바로 대체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인간 정치인과 공생하고 협업한다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적극 활용될 것이다.
‘복지의 미래’에서는 ‘기본소득제도가 약이 될 것인가, 독이 될 것인가’의 질문을 던진다. 미국, 캐나다, 스위스, 핀란드, 프랑스, 스페인 등 세계 15개국에서 실험 중이거나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대책으로 지급하는 우리나라의 보편적 긴급재난지원금도 일종의 기본소득제이다.
‘비즈니스와 일자리의 미래’에서는 기업과 일자리의 흥망성쇠가 요동치고 있다면서 공유경제와 독립형 근로자의 확산 긱이코노미의 부상 등을 조명한다. 세계경제포럼의 회장 클라우스 슈밥은 ‘2025년 전 세계 일자리의 52%를 기계가 대체한다. 약 21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겨나는 대신 약 71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진다’고 예측했다.
‘기술과 문명의 미래’에서는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드론, 3D프린팅, 인공지능 로봇, 생명공학 등 인류 문명에 지각 변동을 가져올 최첨단 미래 기술을 살펴본다.
세상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고, 인류는 모든 분야에서 운명공동체로 얽혀가고 있다. 코로나19 같은 위기 앞에서 인류가 붕괴하지 않으려면 ‘위대한 리셋(Great Reset)’이 필요하다. 그 리셋의 방향은 공존과 공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인간과 인간이, 인간과 자연이, 인간과 기술이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해야 할 때다.
■ 작가 소개
조환묵
(주)투비파트너즈 대표컨설턴트.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IT 벤처기업 창업, 외식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실용적이고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당신만 몰랐던 식당 성공의 비밀』과 『직장인 3분 지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