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김새롬을 비판한 이유... 어쩌면 ‘OOOO감’ 부족 때문일지도
당신이 김새롬을 비판한 이유... 어쩌면 ‘OOOO감’ 부족 때문일지도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1.02.02 14: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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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새롬 인스타그램]
[사진=김새롬 인스타그램]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같은 사안을 전해도 유독 재미있게 전하는 사람이 있다. 그들의 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원형의 화젯거리에 약간의 ‘조미료’를 쳐 감칠맛을 더한다. 과장, 각색, 미화, 폄하 등의 조미료를 취사선택해 이야기를 변주하고, 이를 통해 청자의 관심을 사로잡을 재미를 만들어낸다. 다만 때로는 조미료 오용으로 화를 부르기도 하는데, 실제로 과거 어느 개그우먼은 자기비하로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자신이 홍보모델로 활동했던 기업이 “쫄딱 망했다”고 발언했다가 해당 기업으로부터 고소당하는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방송인 김새롬이 실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은 GS홈쇼핑 ‘쇼미더트렌드’ 방송의 쇼호스트인 김새롬의 발언에서 비롯됐다. 지난 23일 제품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김새롬은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동 시간대에 방송하는) ‘그것이 알고 싶다’ 끝났나요?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라고 말했는데, 때마침 ‘그것이 알고 싶다’가 양부모 학대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양천 입양아동 학대 사망사건’ 관련 내용(‘정인아 미안해, 그리고 우리의 분노가 가야 할 길’)을 다루고 있어, 그런 사안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로 이해됐기 때문이다.

해당 지적에 김새롬은 빠르게 사과했다. 방송 직후 김새롬은 SNS를 통해 “반성하는 마음에 글을 남긴다”면서 “신중하지 못한 발언을 한 저 자신에게도 많은 실망을 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것이 알고싶다’) 오늘 주제가 저 또한 많이 가슴 아파했고 많이 분노했던 사건을 다루고 있었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정리해보자면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양천 입양아동 학대 사망사건’을 다룬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고,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라는 말 역시 해당 사안이 중요하지 않다는 취지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비난 여론이 사그라지지 않자 지난 25일에는 김호성 GS홈쇼핑 대표이사가 사과 표명에 나섰다. 그는 “‘쇼미더트렌드’ 방송과 관련해 사과드린다.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고객님과 공감하고 함께하는 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 해당 프로그램의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김새롬은 쇼핑호스트란 직업을 잠정적으로 잃게 됐다.

이를 두고 대중의 반응은 갈린다. ‘발언이 신중하지 못했다’며 김새롬의 탓을 하는 쪽과 ‘프로그램을 하차할 정도로 큰 말실수는 아니다’라며 오히려 과도한 인신공격이 이뤄지지 않도록 후속 대처에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맞붙고 있다.

다만 프로그램 폐지 소식이 전해진 후로는 ‘프로그램 폐지는 과도한 처사’라는 의견이 우세를 점하는 모습이다. 지난 26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역시 SNS를 통해 “김새롬씨가 방송에서 하차했다는 기사를 보고 이건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한마디 한다”며 “정인이를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분노는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느끼고 있다. 하지만 그 미안함과 분노가 가해자가 아닌 타인에 대한 마녀사냥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수를 한 누군가를 짓밟고 희생양을 만들면 미안함과 분이 조금 풀릴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공동체가 분노 급발진 사회가 돼 끊임없이 억울한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만들면 결국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불행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책 『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의 저자 에노모토 히로아키는 “유명인이 실언을 하면 (자기효능감이 낮은) 이들은 유명인을 비난하는 글을 쓴다. 그렇게 쓴 비난의 글이 널리 퍼져서 상대가 사죄하거나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 그들은 자기효능감이 높아진다고 느낀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 다 같이 비난하는 대상을 발견하면, 그 흐름에 편승해서 함께 비판하기도 한다. 그 비판이 확산해가면 역시 자기효능감이 높아진다고 믿는다”고 말한다.

물론 김새롬 본인이 밝혔듯 “(‘그것이 알고싶다’) 프로그램 특성상 늘 중요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중하지 못한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경쟁 프로그램이 끝났냐’는 말이 프로그램을 하차할 정도로 큰 잘못인지는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김새롬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던 이들 역시 순수한 정의감에 기반해 분노를 표출했던 것인지, 혹은 비판 여론에 편승해 자기효능감을 높이려는 의도는 없었는지도 되돌아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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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홈즈 2021-02-03 09:41:48
많은 사람들이 부화뇌동하는 사람들이죠. 덩달아서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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