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배경은 고진이란 가상의 도시다. 그곳에는 대한민국 굴지의 대기업 ‘미래전선’의 계열사인 ‘내일전선’이 위치한다. 언론사 기자들마저 쩔쩔매게 하는 권력과 자본을 지녀, 업계 최고 연봉을 자랑하지만, ‘고진에서 태어나 고진에서 학업을 마친 사람이 조직에 충성할 확률이 높다’는 이유로 ‘고진 순혈주의’를 은밀히 수행하는 ‘부조리의 대명사’이다. 저자는 기업과 언론 간의 긴밀한 유착 관계, 공공연한 접대 문화와 위계를 이용한 상사의 성추행,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덮는 데 혈안 된 사회 시스템 등 우리 사회 곳곳에 포진된 은밀한 비리, 우리 사회(젠가)를 송두리째 뒤흔들 문제적 ‘블록’을 고발한다.

■ 젠가
정진영 지음 | 은행나무 펴냄│264쪽│13,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