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어린 왕자』
[책 속 명문장]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어린 왕자』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1.01.2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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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양을 묶어둔다고요? 그거참 이상한 생각이네요!”
“하지만 묶어두지 않으면 양은 아무 데나 가서 길을 잃게 될 거야.”
그러자 어린 왕자는 다시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이게 가면 어딜 가겠어요?”
“어디든지. 곧장 앞으로….”
그러자 어린 왕자는 아주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내가 사는 곳은 모든 게 아주 작으니까요.”
그러고는 약간 우울한 투로 덧붙였습니다.
“앞으로 곧장 가봤자 그렇게 멀리 갈 수도 없어요.”

“어느 날인가는 해가 지는 것을 마흔네 번이나 보았어요.”
그리고 잠시 후에 너는 이렇게 덧붙였지.
“아저씨도 알겠지만… 마음이 몹시 슬플 때는 노을이 너무 멋져요.”
“노을을 마흔네 번이나 본 날은 무척 슬픈 날이었구나?”
내가 물었지만, 어린 왕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장군에게 나비처럼 이 꽃에서 저 꽃으로 날아가라든가 비극을 쓰라든가 물새로 변하라고 명령했다고 하자. 그런데 그 장군이 명령을 이행하지 못한다면, 나와 장군 가운데 누구의 잘못일까?”
“그야 물론 임금님의 잘못이겠지요.” 어린 왕자는 단호하게 대답했습니다.
“맞다. 각자에게는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시켜야 한다. 권력은 무엇보다도 도리에 바탕을 두어야 해. 백성들에게 바다에 뛰어들라고 명령하면, 그들은 혁명을 일으킬 것이다. 내가 복종을 요구할 권한이 있는 것은 나의 명령이 이치에 어긋나지 않기 때문이지.”

“그래.” 여우가 말했습니다. “내가 보기에 너는 아직 수천수만 명의 다른 아이들과 다를 게 없는 또 하나의 소년일 뿐이야. 그러니까 난 네가 없어도 돼. 너 역시 내가 없어도 되겠지. 네가 보기에 나 역시 수천수만 마리의 다른 여우들과 똑같을 테니까.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될 거야. 너는 나에게 이 세상에 하나뿐인 사람이 될 테고, 나는 너에게 이 세상에 하나뿐인 여우가 되겠지.”

“아저씨가 밤하늘의 별들을 쳐다볼 때마다 그 별들 가운데 하나에 내가 살고 있을 테니까, 또 어느 별에선가 내가 웃고 있을 테니까, 아저씨한테 모든 별이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일 거예요. 그러니까 아저씨는 웃을 줄 아는 별들을 가지게 될 거예요.”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 지음 | 오아물 루 그림 | 김석희 옮김 | 열림원 펴냄│280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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