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말 잘하고 경우境遇 밝은 사람
누구 말 잘하고 경우境遇 밝은 사람
  • 김우영
  • 승인 2008.03.31 1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작가 김우영     ©독서신문
     해맑고 밝은 어느 날 하늘에 뜬 해를 보며 개구리들이 언쟁을 벌이고 있었다.
    “저것은 하늘의  별이다.”
    “아니다, 저것은 달이라는 것이다.”
    이러며 서로 싸우는 것이다.  그러다 이웃에 사는 개구리 선생님이 그곳에 모습을 보이자 싸우던 개구리들은 정확한 해답을 듣기로 했다.


    “저렇게 밝은 것은 하늘의 별 입니까? 아니면 달입니까?”
     그러자 이웃에 사는 개구리 선생님은 둘 다 틀린 것은 알고도 어느 편을 들어야 할지를 몰라 매우 난처해했다. 그러다 그는,
    “글쎄요. 난 이 마을에 이사 온 지가 얼마 안 되어 잘 모르겠는데요.”

    틀린 것을 알면서도 어느 편에도 눈총을 받지 않기 위해 그 개구리
  선생님은 밝은 해를 해라고 정확한 경우境遇를 못 가려 준 것이다.

  세상을 알 만큼 알고 말할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보신주의保身主義나 진실성이 없는 사람들의 말의 성찬을 비양 거리는 우화이다. 또 비슷한 내용의 우화인 약삭빠른 ‘박쥐의 이야기’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변장술에 능한 ‘카멜레온’의 이야기도 있다.
     이 모두가 이기주의가 낳은 모순과 갈등에 현대사회의 허한 부분을 지적하기 위한 좋은 예들이다.

    우리는 흔히,
    “누구 말 잘하고 경우 밝은 사람 내 말 좀 듣고 얘기해줘요!”
   라는 말을 듣는다.
   누구누구가 싸움을 벌였는데 서로 ‘너 때문이야!’하며 자기 편리 한 대로 자기주장을 내세우는 진부하고 첨예한 대립만으로 서로 자극적이고 아전인수 격인 말의 홍수(洪水)를 이루며 사는 근간의 세태를 우린 자주 겪고 본다.

     지극히 지엽적인 문제로 서로 한 발 아니, 반 발만 뒤로 물러서면 아무 탈이 없을 것을 자기 우위 확보를 위해 갖은 수단과 방법으로 말의 성찬을 이루며 산다.
     가까운 예로 한 가정안의 부부간이나 가족 간의 어떤 이유로  언쟁의 밀도가 높아 쟁점화 되면 서로 언성을 높이며 자기중심에 기준을 맞추며 이익과 권리에 포석을 둔 채 설전을 벌인다. 자신이 생각 할 때는 분명 자신의 논리가 맞을 것 같은데 상대는 자신이 옳다며 우긴다. 이렇게 해도 답답할 때는 간혹 사람들은 방바닥을 치며
    “누구 말 잘하고 경우 밝은 사람 내말 좀 들어봐요 !그리고 바른 판단 좀 내려줘요 !”
    하며 하소연을 한다.

     세상은 따로 중심이 없다. 자기중심에 기준을 맞추고 천리사방을 내다보는 이지적인 동물이 우리 인간이기에 그런 것인가!
     정녕 옳은 말, 진실의 말, 인간애적인 향기가 풍기는 경우에 닿는 말을 하는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없단 말인가. 아니다, 분명 있긴 있다. 로마 교황의 갖은 협박과 고통을 당하면서도 ‘갈릴레오’는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했다.

     몸에 맞는 옷을 입기보다는 진실한 양심에 맞는 옷을 입고 사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더러 있다. 단지 그런 사람들이 적고, 동서고금을 통해서 볼 때 그들의 말은 훗날 역사 속에서 월광에 물들어 빛이 나기 때문이다.
    

 요컨대 올바르고 그릇된 일을 보고 흑백을 가릴 줄 알면서도 자신의 保身과 관련, 말 못하는 사람이 적다는 데도 문제가 있지만,
     “누구 말 잘하고 경우 밝은 사람 내 말 좀 들어봐요 !”
   하고 자신의 논리를 세우려는 자세에도 문제가 있다. 자신의 가장 위대한 스승은 자신이고, 대화의 파트너도 자신 안에 있음을 알아야겠다.

 

 반 발쯤 뒤로 물러서서 조용하고 겸손히 자문을 구해보라.
     ‘별’이나 ‘달’이 아닌 하늘의 ‘해’임을 알 수 있는 답은 자신의 가슴 속에서 이기와 기만의 장막으로 덮여 있는 것이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