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활황 “끝은 오고 있다”
주식시장 활황 “끝은 오고 있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1.01.1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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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세계 3대 투자자로 꼽히는 짐 로저스는 지난 7일 방영한 tvN ‘월간 커넥트’에서 한국의 주식 투자 열풍에 대해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끝이 다가오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로저스는 “당장 (주식을) 팔고 나오라는 게 아니다. 지금 끝났다는 것이 아니라 신호를 말하는 것”이라며 “끝이 다가온다는 걸 알고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조 바이든의 임기가 시작되면 돈을 많이 찍어낼 것”이라며 “상당 기간 지금 상태가 유지될 것이다. 미국만이 아니라 다른 주식시장들도 버블 상태다. 올해나 내년 상승세는 끝을 맞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로저스는 지난 4월 미국에서 발행한 책 『돈의 미래』에서도 “앞으로 몇 년은 나의 투자 인생에서 처음 맞닥뜨리는 최악의 경기 침체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작금의 세계에 빚이 너무 많고 주식시장에는 거품이 꼈기 때문에 주식의 거품이 터지면 기업과 개인이 연쇄적으로 주저앉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투자가로서 그는 닉슨 쇼크(1971년)와 블랙 먼데이(1987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2008년) 등 큼직한 금융위기를 경험했고, 경기 침체의 한가운데에서도 큰 이익을 얻었다. 그렇기에 그의 이러한 예측은 쉬이 들리지 않는다. 또 다른 금융위기는 정말 오고 있을까?

실제로 코로나19를 거치며 전 세계적으로 기업과 가계 빚이 급증함에 따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달 국제결제은행(BIS)은 한국의 ‘민간 부문 빚 위험도’를 11년 만에 ‘주의’에서 ‘경보’ 단계로 상향했다. 

BIS는 지난 1991년부터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민간신용(가계 부채+기업 부채)이 차지하는 비율이 장기 추세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평가해왔다. 장기 추세에서 벗어난 정도를 ‘신용갭’이라고 부르는데, 지난달 9일 BIS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한국의 신용갭은 전분기(9.4% 포인트)보다 4.4%포인트 높은 13.8%포인트로 집계됐다. BIS는 신용갭이 10%포인트를 초과하면 ‘경보’ 단계로 분류한다.   

기업과 가계 빚의 급증을 위험하게 보는 이유는 그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기업과 가계 빚이 급증한 상태에서 발생했다. 당시 미국의 금융기관들은 주택 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생각하고 신용 등급이 낮은 사람들에게도 주택을 담보로 제한 없이 대출을 해줬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연방저당권협회와 미국 주택담보대출공사는 이러한 채권(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을 사서 증권화한 다음 금융기관에 대대적으로 판매했다. 그러나 2006년부터 미국 주택 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이 속출했고, 채권을 사들인 기업과 금융기관이 파산하기 시작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영국중앙은행(BOE) 총재를 지낸 머빈 킹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지난 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전미경제학회(AEA)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의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2008년) 직전의 문제가 너무 많은 부채와 너무 많은 소비였다면 오늘날의 문제는 너무 많은 부채와 너무 적은 소비”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비가 줄어 기업의 채무 불이행이 늘어나면 부채가 많은 금융 시장이 붕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코스피의 버핏 지수(Buffet Indicator)가 지난 2007년 10월(2008년 금융위기 1년 전, 약 130%)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것도 우려를 낳는다. 버핏 지수는 상장 주식의 시가총액을 분기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값으로, 주가에 거품이 끼었는지 판단하는데 사용하는 지표다. 통상 이 지수가 70~80% 수준이면 주가가 저평가, 100% 이상이면 고평가됐다고 판단하는데, 지난 11일 기준 코스피의 버핏 지수는 120%를 넘었다.

우리 증시만이 아니다. 세계 증시의 버핏 지수는 지난해 8월 100%를 돌파했다. 세계 증시의 버핏 지수가 100%를 넘긴 시기는 이른바 ‘닷컴 버블’이 터진 2000년과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그리고 2018년에 이어서 네 번째다. 특히 세계 시장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미국 증시의 버핏 지수는 현재 180%에 육박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신성장사업이 향후 높은 주가에 걸맞은 이익을 창출하지 못한다면 시장이 붕괴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수십 년간 주식에 투자해온 사람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요즘 주식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활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말했다. “곤경에 빠지는 것은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다.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다. 주식에 많은 것을 걸고 있다면, 조금은 조심스러워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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