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관종의 조건’을 갖추고 있나요?
당신은 ‘관종의 조건’을 갖추고 있나요?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1.01.0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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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관종’이란 ‘관심 종자’의 줄임말로, 특이한 행동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 받는 것을 즐기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흔한 말로 ‘관종끼’라고도 하는데,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 자신의 일상이나 취향 등을 타인에게 관심받기 위해 무작위로 전시하듯이 보여주는 사람들에게 부여하는 ‘부정적인 용어’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관종’이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며 하나의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다. 책 『관종의 조건』의 저자 임홍택은 “이제 관종은 누군가의 브랜드가 되기도 하고, 적극적이고 친화력이 좋은 ‘인싸’가 되기 위한 과정으로 인식하기도 한다”며 “심지어 우리 모두 어느 정도 관심이 필요한 관종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관종의 표면적 정의가 아니라 그 이면에 숨어 있는 ‘관심’(關心)이다. 관심은 ‘어떤 것에 마음이 끌려 주의를 기울이는 마음’을 말하는데, 저자는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서 관심은 교환 가능한 화폐의 개념으로 진화했다”며 “관심을 얻고자 하는 관종은 특정 개인을 지칭하는 개념이 아닌 더 넓은 개념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의 논의처럼 우리는 ‘관심을 외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수많은 기업이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하는 데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서다. 사람들이 유튜브와 블로그 등을 운영하는 이유 역시 불특정 다수의 관심을 얻어 그것을 자신이 원하는 가치로 환원하고 싶은 욕망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성공적이면서도 바람직한’ 관종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총 네 가지의 조건을 제시하는데, ▲꺼지지 않는 가시성 ▲고집스러운 협력성 ▲절대적인 진실성 ▲감당할 수 있는 적정선을 꼽는다. 네 가지 조건을 정리해서 말하면, 누군가의 관심을 얻기 위해서는 출중한 실력을 연마해 오랜 기간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힘을 길러야 하고, 나만의 색을 잃어버리지 않는 상태에서 타인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진정성에 대한 호소보다는 진실을 추구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순간에도 선을 넘지 않는 예민한 감수성을 지녀야 한다.

또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진정으로 중요해지고 필요해진 관심을 어떻게 올바르게 끌어내고 활용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도 살핀다. 그것은 바로 ‘사회적 관심을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는가’에 관한 부분인데, 저자는 “관심이 화폐가 되고 사회를 움직이는 하나의 자원이 됐다는 점에서, 사회 차원에서 중요한 것은 누군가의 관심을 획득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은 관심을 적절히 관리하고 활용해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됐다”고 설명한다.

위 논의를 개인의 차원으로 바꿔 말하면, 누군가의 관심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타인으로부터 파생하는 ‘그릇된 관심’의 유혹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주체성을 확립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에 대해 저자는 “자기 주체성을 확립하지 못한 채 외부에 의지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은 그로 인해 자기 결정을 하지 못하고, 누군가가 바라는 대로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이는 관심 도구로 전락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한다.

관종은 최근 기업의 마케팅에도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고객의 ‘진짜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고객들의 심리를 조작해 그들의 욕망을 거짓으로 생산한 다음 상품을 ‘팔아먹겠다’는 관점에서 벗어나 기업의 핵심 가치를 “진솔한 방식으로 꾸준히 추진하며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것”으로 변화해야 한다.

저자는 ‘관종’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통해 “서로를 구분 짓지 않고 그대로를 인정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창의성 있는 관종이 태어날 수 있고, 결국 그들이 우리 사회를 좀 더 올바른 방향으로 바꿀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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