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노마스크 와인파티’ 일파만파… “손숙오를 본받자”
윤미향 ‘노마스크 와인파티’ 일파만파… “손숙오를 본받자”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12.1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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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SNS 캡처]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노 마스크 와인파티’에 대한 비난이 식을 줄 모른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지지자들조차 윤 의원을 감싸지 않는 모양새다.  

윤 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지인 다섯 명과 와인잔을 손에 들고 건배하는 사진을 올렸다. 윤 의원을 포함한 지인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사진과 함께 윤 의원은 “길(원옥) 할머니 생신을 할머니 빈자리 가슴에 새기며 우리끼리 만나 축하하고 건강 기원. 꿈 이야기들 나누며 식사”라는 글을 덧붙였다.   

‘노 마스크’보다 공분을 산 것은 모임을 한 시기였다. 길원옥 할머니의 생일은 12월 7일(음력 10월 23일). 이날 윤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8일 자정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다”며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다 함께 잠시 멈춰야 한다”는 게시글을 게재하고도 와인 파티에 참여한 것이다.   

또한, 윤 의원은 ‘중증 치매를 앓고 있는 길원옥 할머니의 심신장애를 이용해 여성인권상 상금 등 7,000여만원을 기부하게 종용한 혐의’, ‘정의기억연대의 후원금을 부정수령하고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 등 모두 여덟 가지 혐의(횡령·배임·사기)로 불구속기소 된 상태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윤 의원의 ‘와인 파티’에 다른 의도가 있다고 의심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 의원이) 재판받는 억울함에 할머니를 조롱한 것으로 비친다”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세상에 본인(길 할머니)이 빠진 생일잔치도 있느냐”라며 “생일 축하 문안 인사라면 모를까. 엉뚱한 사람들이 남의 생일에 모여서 와인을 마시냐”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지난 1일이 (공판)준비기일이었다. 혐의 중에는 치매 걸리신 어르신께 거액을 기부하게 한 게 있다. 사기죄다. 그것 때문에 바람 잡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윤 의원이 게재한 사과문도 이러한 의혹에 불을 지폈다. 윤 의원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12월 7일 월요일은 길 할머니의 94번째 생일이었다”며 “지인들과 식사 자리에서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나눈다는 것이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 됐다”고 적었다. 그러나 길 할머니는 1928년생으로, 12월 7일 당일 만으로 92세가 됐다. 또한, 사과문에는 “현재 연락이 닿질 않아 만나 뵐 길이 없어서 축하 인사도 전하지 못했습니다”라고 적었으나 길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는 며느리 조모씨가 <조선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윤 의원의) 연락을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고 전해져 논란이 일었다. 

일부 친문 커뮤니티에서조차 윤 의원의 탈당을 요구하는 등 여론이 심상치 않자 당내에서도 윤 의원을 감싸지 않는 분위기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회의원이든 누구든 특히 솔선수범해야 될 모든 사람이 가급적 모임을 자제해야 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며 “더군다나 그것을 또 SNS에 올린 건 적절치 않았다”고 말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민주당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소속 의원들의 각종 행사와 모임을 취소하겠다”며 “원내대책회의 등 당내 회의의 참석자도 최소화하고 언택트로 진행하겠다”고 발언했다. 최민호 민주당 수석 대변인도 이날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 국회의원이나 책임 있는 당직자부터 방역에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점이 오늘 회의에서 특별히 강조된 바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외국에서도 윤 의원의 사례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영국 스카이뉴스의 유명 진행자 케이 벌리는 지난 5일 레스토랑에서 60세 생일파티를 열어 비난을 받았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6개월간 프로그램 진행 자격을 박탈당했다. 영국 가수 리타 오라는 지난달 자신의 생일에 홀로 케이크를 먹는 사진과 함께 “생일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이상하게 느껴져 옷을 차려입고 케이크를 먹었다”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게재했으나 곧 30여명이 참석한 생일 파티를 연 사실이 밝혀져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스티브 애들러 시장은 멕시코 휴양지 리조트에서 “될 수 있으면 집에 머물러 달라”는 페이스북 게시글을 올려 질타를 받았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고급 프랑스 식당에서 열린 로비스트의 생일 파티에 참석해 비난받았다. 

초나라 장왕 때 손숙오라는 중국 역사상 손에 꼽히는 명재상이 있었다. 영윤(재상에 해당하는 벼슬) 우구가 장왕에게 자신의 후임으로 추천해 석 달 만에 일반인에서 재상에 오른 인물이다. 손숙오가 영윤으로 있을 당시 사회를 사마천은 이렇게 기록한다. 

“관료사회는 평화롭게 단합됐고, 풍습은 훌륭하게 유지됐다. 정치는 느슨했으나 단속하는 대로 지켜졌고, 사사로운 이익을 취하는 하급 관리도 없어졌다. 도적 떼도 사라졌다. (중략) 모든 사람이 편익을 얻게 되면서 백성은 모두 자신의 생활에 만족했다.” 

도가 경전인 『열자』에는 손숙오의 일화가 담겨 있다. 한 은자가 손숙오에게 “사람에게는 세 가지 원망이 있는데 아시오”라고 묻자 손숙오가 그것이 무엇이냐고 되묻는다. 은자는 “작위가 높은 자는 사람들이 질투하고, 권력이 큰 자는 군주가 미워하고, 녹봉이 많은 자는 원망이 뒤따릅니다”라고 답한다. 이에 손숙오는 “저는 작위가 높아질수록 뜻을 더욱 낮추었고, 권력이 커질수록 마음을 작게 먹었고, 녹봉이 많아질수록 더 많이 베풀었으니 세 가지 원망을 피할 수 있겠지요”라고 말한다. 오늘날 윤미향 의원을 포함한 소위 ‘높은’ 사람들이 본받아야 할 마음가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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