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저자는 잘 다니던 직장에 1년간 휴직계를 낸다. 사람들이 휴직하고 무엇을 할 것이냐 물으니 근사한 핑계를 댔지만, 저자의 진짜 속마음은 ‘지금 쉬지 않으면 계속 이렇게 살 것 같아서’였다. 지금 멈추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늘 살던 대로 살 것 같아서. 조급하고 각박하게, 늘 남의 인정을 갈구하면서, 남들이 바라는 것만 하면서 그렇게 살아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용문사 템플스테이에서 한 스님의 말은 저자로 하여금 행동하게 했다. 스님은 “그렇게 살아서 얼마나 잘 살았느냐.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인생인데 남의 시선 따라 사는 게 아깝지 않느냐”고 물었다.
휴직 전에는 늘 ‘알을 낳는 닭’을 대하듯 자신을 대한 저자는 처음으로 “너는 알을 낳지 않아도 된다. 너는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 남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아도 괜찮다”고 자신을 토닥였다.
쉬면서 벌지 못하는 돈이나 쌓지 못하는 경력은 아쉬웠지만, 저자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됐다. 본인의 일과 노동에 대한 상한선을 긋지 않고 맹목적인 일벌레, 돈벌레로 살았던 시간들을 객관적인 눈으로 보게 됐다. 주체적이 아니라 관성적으로 시간을 사용했던 과거를 반성하게 됐다.
1년의 휴직을 마치고 회사에 복귀한 저자는 ‘회사에서 내게 요구하는 포지션이 변하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고 걱정하지만 ‘같은 곳 같은 자리에서 혹여 같은 문제를 맞닥뜨린다 해도, 기껏해야 이미 겪어본 고통이다. 전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용기를 낸다.
회사는 변하지 않았지만, 저자가 가진 지혜는 달라졌기에 앞으로는 저자가 ‘나 자신을 지키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된다. 휴직, 퇴직, 갭이어(Gap year), 자발적 안식기를 감행하며 불안해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용기와 위안을 주는 책이다.
『오늘부로 일 년간 휴직합니다』
몽돌 지음│빌리버튼 펴냄│280쪽│13,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