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볼 만한 것] 독서 초보도 OK... 볼수록 빠져드는 ‘마력 책’ 추천
[주말 볼 만한 것] 독서 초보도 OK... 볼수록 빠져드는 ‘마력 책’ 추천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12.12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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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책을 읽는 이유는 다양하다. 정보를 습득해 지식을 쌓기 위해, 미문(美文)의 맛을 느끼기 위해, 메마른 마음 밭에 공감의 위로를 적시기 위해 그리고 ‘재미’를 위해. 누군가는 이해하기 어려운 몹시도 난해한 책을 탐독하면서 실룩이는 지적 근육의 단련에 재미를 느끼지만, 그건 오랜 인내와 상당한 독서력을 갖춘 소수에 해당하는 일이다. 일 년에 평균 6.1권(2019 국민 독서실태조사)을 읽고, 그마저도 ‘읽고 싶은 책’이 아닌 (학업이나 업무 관련해서) ‘읽어야 할 책’을 읽는 현대인에게 책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특별한 소양이 없어도 누구나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정말 날 것의 재미를 오롯이 선사하는, 어쩌면 독서에 재미를 붙이게 될지도 모를 독서입문서를 소개한다.

『아무튼, 술』

술 좋아하는 작가가 쓴 술에 관한 에세이다. 한국인치고 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드물고, 간혹 (건강·종교 등의 이유로) 술을 멀리하는 사람이 있지만, 이 책은 술에 관한 호불호를 떠나 모두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참고로 지금껏 술을 멀리해 온 본 기자 역시 이 책을 몹시 재미있게 흡입했다. “(소주병을 따고 첫 잔을 따를 때 나는) 똘똘똘과 꼴꼴꼴 사이 어디쯤에 있는 (소리)”처럼 그야말로 내용이 술술 읽힌다. (의지적으로) 읽는다기보다는 (힘들이지 않아도 저절로) 읽힌다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

책은 술과 관련한 수많은 에피소드로 이뤄졌다. (저자의 첫 음주였던) 수능 백일주 자리에서 만취한 상태로 자신을 ‘배추’라 주장하며 “이제 더 추워지면 (나는) 곧 김치가 (된다)”는 충격 고백으로 수십 년간 ‘김치’로 불렸던 이야기, 만취 상태로 택시에 올라 택시를 오락실 자동차로 착각한 나머지 (술김에 노래방에서 챙겨온 리모컨을 핸들 삼아 운전하면서) 나이 지긋한 기사 아저씨에게 “이건 내 화면이고 아저씨 화면은 아저씨 앞에 있으니까 내 거 보지 말고 아저씨 화면이나 보라”고 주사를 부린 이야기, 다른 술은 몰라도 “와인에 잘못 빠지면 집안 살림 거덜 난다는 말이 갑자기 생생한 현실로 다가왔(던)” 이야기가 저자 특유의 유쾌한 문체에 실려 꾸밈없는 재미를 전한다.

『그 환자』

자신을 정신과 의사라고 밝힌 필명 저자(재스퍼 드윗)가 2012년 어느 의료 웹 포럼에 올린 글이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자신이 밝힌 내용이 사실이라며 자신은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다소 충격적이고 황당할 수 있는 결말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확실한 건 독자를 몰입하게 하는 힘은 참으로 대단하다는 것.

소설 속 ‘조’는 만나는 의료진마다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미치게 한 전력을 지닌 위험인물이다. 정신병원에 감금돼 사실상 치료가 중단되고, 방치상태인데, 그런 조 앞에 의욕 넘치는 엘리트 정신과 의사 파커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전개를 맞는다. 사실 둘의 만남은 이전 의료진과의 상황과 다르지 않았다. 파커 역시 조에게 동화돼 그의 탈출 계획에 동조한 것. 하지만 이후 파커는 여러 우여곡절 끝에 아무도 밝혀내지 못했던 조의 정체를 수면 위로 건져낸다. 그간 죽어간 의료진들이 어떤 이유에서 스스로 목숨을 잃었는지, 왜 미칠 수밖에 없었는지의 과정을 흡입력 있게 그려낸다. 결말에 약간의 논란이 있긴 하지만, “몰임감이 높다” “읽으면 시간은 빨리 간다”는 반응엔 이견이 없다. 완독할 확률은 84%(‘밀리의 서재’ 분석), 완독 예상 시간은 2시간 51분이다. 지난 7월 미국에서 출간된 이래로 전 세계 20개국에 판권이 팔렸고 현재 ‘20세기 폭스’에서 영화화가 진행 중이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삼성전자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퇴사한 신인 작가의 소설인데, 그야말로 대박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전자책으로 출간된 이후 ‘어른들을 위한 힐링 판타지’라 불리며 인기를 얻어 7월 종이책으로 출간한 이후 4개월 만에 13만부가 팔려나갔다. 베스트셀러 등극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재미’다. 꿈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발굴해 그 안에 동심을 자극하는 판타지 요소를 맛깔나게 버무려 “후루룩 읽기 좋은 책”을 만들어 냈다. “단숨에 읽은 책” “정말 술술 읽히는 책. 얼른 꿈꾸러 가고 싶어지는 책”이란 내용의 댓글이 줄을 잇는다. 꿈 제작자가 꿈을 만든다는 참신한 발상 속에 여러 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또 나쁜 것으로만 치부됐던 악몽이 지닌 트라우마 치유 효과를 제시하는 등 반전 재미도 색다른 읽을거리다. 유치함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면서 적절히 동심을 자극하는 탓에 아이들은 물론 20~30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현재 후속작을 집필 중인데, 꿈을 많이 꾸고 좋아하는 사람들에 관해 다룬 전편과 달리 후속편은 꿈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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