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없는 ‘딩크족’… 그들의 진짜 고민은?
아이 없는 ‘딩크족’… 그들의 진짜 고민은?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12.04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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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딩크족’(DINK族)이란 ‘Double Income, No Kids’의 앞 글자를 딴 말로, 부부관계를 유지하면서 본인들의 의사에 따라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 즉 ‘자발적 무자녀 부부’를 일컫는 용어다. 딩크족이 탄생한 배경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자식의 존재에 관한 가치관의 변화이고, 다른 하나는 자식을 양육할 능력이 없는 부부의 경제적 요인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논문 「한국의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저자 최유정에 따르면, 딩크족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서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들이 결혼은 하지만 자식을 낳지 않고 서로 배우자의 자유를 존중하며 자신의 일에서 삶의 보람을 찾으려고 하는 생활양식에 의해 탄생했다. 딩크족은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그 의미가 살짝 변화했는데, 경제적 요인에 의해 자녀 출산을 포기한 부부를 지칭하는 용어로 널리 쓰이게 됐다.

저자는 “한국사회에서 딩크족은 외환위기 이후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급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원래 딩크족은 “‘무자녀 가족’ 중에서도 경제적 여건을 갖춘 ‘자발적 무자녀 가족’으로, ‘자녀출산이 가족의 의무가 아닌 선택’이라는 부부중심 가족관의 표상으로 인식되곤 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딩크족은 ‘딩펫족’(Dinkpet)과 연결되는데, 딩크족과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pet)의 합성어로 자식을 대신해 반려동물을 기르며 사는 맞벌이 부부를 뜻하는 용어다.

각종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젊은 부부 10쌍 중 4쌍이 ‘딩크족’을 꿈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플랫폼 잡코리아가 2018년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20~30대 미혼 성인남녀 5명 중 2명이 딩크족을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제각각인데,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임신·출산을 하면 직장경력이 단절될 것 같아서’ ‘육아에 자신이 없어서’ 순으로 응답자가 많았다.

최근 딩크족에 관한 인식이 많이 변화했지만, 여전히 부부가 자식을 낳지 않으면 ‘이상한’ 시선으로 보는 게 사실이다. “딩크족을 자유와 자아 성취만 중시하는 미성숙하고 이기적인 이미지로 보는 부정적인 시선을 가시화한 연구도 찾아볼 수 있다”는 저자의 설명이 이를 방증한다. 또한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딩크족’을 검색하면 ‘딩크족 후회’라는 연관 검색어가 가장 상위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 역시 이와 맥이 닿아있다.

책 『나는 아이를 낳지 않기로 했다』의 저자 애럴린 휴즈는 “아이를 낳지 않은 것을 후회한 적이 있나요?”라는 독자의 질문에 단호히 “아니요”라고 말한다. 그는 “살면서 내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만큼이나 내가 무엇이 될 수 없는지를 아는 것도 중요한 법이다. 나로 말하자면, 나는 엄마가 아니다. 나는 다른 방식으로 (무언가를) 창조한다. 만족스럽고 생산적인 중년이 된 지금, 내 선택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말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의 몸을 소유하고 통제하지 못하는 여성은 자유롭다고 할 수 없다. 자신이 어머니가 될지 말지를 의식적으로 선택할 수 없다면, 그 여성은 자유롭다고 할 수 없다”는 미국의 인권운동가 마거릿 생어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 세상의 모든 여성이 어머니가 될 필요는 없고, 그것은 오롯이 자신의 선택에 달린 문제라고 강조한다.

책 『아무래도 아이는 괜찮습니다』의 저자 사카이 준코는 우연히 아베 전 총리의 부인인 아베 아키에 여사에게 ‘아이가 없는 것’에 대해 물어본 일화를 소개한다. 저자의 질문에 아키에 여사는 “좀 더 노력하면 아이가 생길지도 모르죠. 하지만 나는 ‘아이 없는 인생’을 하늘에서 받았다고 생각하고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아이가 없는 사람은 없는 대로, 있는 사람은 있는 대로 각자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면 되는 것 같다”는 명료한 조언을 전한다.

“결혼하고 왜 아이 없이 사느냐?”라는 질문에 책 『아이는 됐고 남편과 고양이면 충분합니다』의 저자 진고로호는 “아이 없이 남편과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지금 이대로 좋습니다”라고 차분하게 대답한다. 이어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남편을 만나 평범함에서 자꾸 어긋나려는 내 모습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내려놓았다. 아이 없이 사는 삶에 대해 조용하고 끈기 있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고 덧붙인다.

무자녀 부부들이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것 중 하나가 ‘아이 없음’을 따지듯이 묻는 주변인들의 반응이다. 그러니 상대가 먼저 말하기 전에 묻지 말자.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 결혼은 왜 하지 않는지. 아이가 없는 사람에게 왜 아이를 낳지 않는지. 그들에게는 세상의 적당한 무심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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