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40... 나이 앞자리가 바뀐다는 것의 의미
20·30·40... 나이 앞자리가 바뀐다는 것의 의미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12.0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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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2020년 한 해가 가고 2021년 새해가 성큼 다가왔다. 해가 바뀜에 따라 나이를 먹는 건 모두가 동일하게 겪는 일이지만, 이에 관한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설레고, 누군가는 초조하고, 또 누군가는 (늙어감에) 서글프기까지 하다, 특히 나이 앞 자릿수가 바뀌는 이들의 심정은 복잡미묘하다.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보호 대상에서 삶의 단독자로 우뚝 서는 20대, 날 선 젊음이 둥글어지기 시작하는 30대, 어떤 결과든 인생 저마다의 열매를 내기 시작하는 40대를 앞둔 이들의 복잡다단한 마음. 공자는 『논어』에서 20세를 갓을 쓰는 꽃다운 나이, 30세를 도덕 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 나이, 40세를 세상에 유혹당하지 않는 나이라 했는데, 현대 작가들은 20대, 30대, 40대에 접어든 이들에게 어떤 조언을 전할까? 책에서 답을 찾아본다.

먼저 20대에 접어드는 이들에게 티나 실리그 미국 스탠포드대 교수는 ‘과감히 규칙을 깨라’고 조언한다. 세상에 틀에 자신을 맞추지 말고, 자신 자체가 새로운 틀이 되고 규칙이 되라는 것. 그는 책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에서 “에어비앤비는 사람들이 자기 집 침대나 방을 낯선 사람에게 빌려주기 싫어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넷플릭스는 영화 배급사가 자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에 도전했다. 스페이스엑스는 우주탐험이 민간 기업이 아니라 정부에 의해 주도돼야 한다는 통념을 깨뜨렸다. 이들 기업은 모두 자신이 속한 업계에 혁신을 일으키면서 풍부한 기회로 향하는 문을 열어젖혔다. 때로 규칙이란 깨지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허락을 구하지 말고 용서를 구하라’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라며 “대부분의 규칙은 최소한의 공통분모 역할을 하기 위해 존재한다. 즉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안전한 범위에 머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정해진 규칙을 피해 가는 창의적인 방법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언제나 기억하라”고 충고한다. 같은 맥락에서 『미쳤다는 건 칭찬이다』의 저자 린다 로텐버그는 두 조종사의 이야기를 전한다. 수십 가지의 비행기 조종 방법을 배운 어느 훈련생이 ‘세 가지 규칙’만 배웠다는 다른 훈련생 앞에서 (자신이 더 많이 배웠다는 생각에) 우쭐했지만, 알고 보니 그 세 가지 규칙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세 가지’로 이를 제외한 모든 가능성이 허용됐던 것. 많은 이들이 20대는 절대 해서는 안 될 몇 가지를 제외하고 모든 것이 허용되는 나이로, 굳이 규칙에 얽매여 자신을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이어 20대에 어머니를 병으로 잃고 가족들을 건사하며 “열한 번의 실패 끝에 소설가로 이름”을 얻은 김유정 작가는 ‘간절함’을 강조한다. 그는 책 『스무 살을 건너는 8가지 이야기』에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자기 자신을 벼랑에 세우세요. 벼랑 끝에 자기를 세우는 용기를 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안전한 상황에서는 그 어떤 것도 얻어지지 않아요.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있다면 자신의 모든 것을 운명 앞에 걸 수 있어야만 해요”라고 무거운 충고를 전한다.

20대가 경험을 넓히는 시기라면 30대는 바른 가치관을 통해 경험에서 결정체를 뽑아내는 시기다. “(30대에는) 젊고 아름답고 톡톡 튀는 20대의 매력은 더운 날 녹아버리는 솜사탕처럼 사르르 녹아가고, 뭐 하나 해놓은 게 없는 것 같은 자괴감은 곧 터질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고, 괜찮은 남자는 두더지게임 하듯 들어가 버리는 것 같다”는 이서윤 작가(초등학교 교사)는 책 『서른의 공식』을 통해 “어떤 경험을 하는가도 중요하지만, 그 경험을 어떤 거름망으로 거르느냐도 중요하다. 경험이라는 것은 순수한 결정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치관의 녹즙기에 제대로 된 거름망을 만들어놓지 않으면 매번 잘못된 선택을 하고 후회하게 된다”며 “내 삶의 이정표가 돼줄 가치관을 만들어나가자. 믿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존재로서, 믿으려면 제대로 된 것들을 믿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한다. 김혜남 심리학자 역시 올바른 가치관을 통한 욕망의 통제를 강조한다. 그는 책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를 통해 “서른 살은 성공에의 야망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시기이다. 남을 짓밟고라도 위로 올라가고 싶은 야망, 성공하고 있는 동료를 끌어내리고 싶은 시기심,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마음 등 하루에도 열두 번씩 악마가 고개를 치켜든다. 그래서 서른 살은 위험하다”며 “우리는 무대에 오른 주인공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스타처럼 조명을 받고 있다고 착각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민감하게 신경을 쓴다. (중략) 이제라도 나만이 스타이고, 나만이 세상의 주인공이라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들 인생의 주인공이고, 그들의 인생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으니까 말이다”라고 조언한다.

40대에게 저자들은 예의와 겸손을 강조한다. 팀 페리스 작가는 책 『마흔이 되기 전에』에서 “마흔이란 나이는 누구에게나 상징적인 경계선이다. 젊은 시절의 뜨거운 질주가 만들어낸 결실들을 구체적인 형태로 만들어가는 시기”라며 “(꼰대가 되기 쉬운 40대에는) 마음껏 직설적으로 말해도 되고, 시간 약속에 늦어도 뭐라 할 사람 없고, 언제든 휴가를 떠나도 될 만큼의 능력을 갖추기 전까지는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시간을 엄수하고 정말 열심히 일해야 한다. 그리고 마침내 앞에서 말한 능력들이 완전히 생기는 날이 오더라도 한 가지(예의 바른 행동)는 꼭 잊지 마라”고 충고한다. 힘이 생겼다고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말이다.

이어 정여울 작가는 책 『마흔에 관하여』를 통해 “이제 스스로를 ‘젊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젊음이 내게 가져다준 것들’을 조용히 곱씹으며 지나간 시간의 무늬를 헤아려보는 시기, 그런 아름다운 자기 발견의 시간이 바로 마흔이다. 어렸을 때는 타고난 재능이나 집안 배경 같은 것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년 이후에는 정말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투명하게 드러나기 마련”이라며 “마흔을 지나치며 마주칠 수 있는 가장 무서운 내 안의 적은 ‘내가 이 일의 전문가’라는 자만심이다. 자기만족은 매너리즘으로 뻗어나가는 지름길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대한 실력은 부지런히 갈고닦되 내 일을 사랑하는 마음은 언제나 아마추어처럼 순수해야 한다. 아마추어의 본질은 ‘미숙함’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순수한 사랑의 마음’이다”라고 말한다.

노자는 “기분이 우울하면 과거에 사는 것이고, 불안하면 미래에 사는 것이며, 마음이 평화롭다면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이상 미래에 관한 두려움으로 불안해하지 말고, 과거의 상처로 우울해하지 말자. 2020년과 2021년의 경계에 선 지금 순간을 평화롭고 의연하게 받아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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